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의 넷째 아들 정한근 씨가 횡령 혐의로 21년 간 도피 생활을 이어가다 체포돼 압송됐다는 소식 어제(22일) 전해드렸죠.
정 씨는 수차례 신분 세탁으로 검찰의 수사망을 피해왔지만 완전 범죄는 없었습니다.
김순철 기자입니다.
【 기자 】
정한근 씨는 지난 1998년 한보그룹 자회사인 동아시아가스의 자금 322억 원을 스위스 계좌로 빼돌린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다가 해외로 달아났습니다.
도피 수법은 치밀했습니다.
우선 고등학교 친구 A 씨의 신상 정보가 동원됐습니다.
이를 토대로 2007년부터 순차적으로 캐나다와 미국 두 나라의 영주권과 시민권을 차례로 취득했다는 게 검찰의 설명입니다.
이 과정에서 사용된 이름을 비슷하면서도 다르게 4번 모두 바꾸는 치밀함도 보였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2017년 출입국 내역을 재검토하면서 정 씨 가족이 캐나다 밴쿠버에 있다는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이후 가짜 신분을 확인한 검찰은 출입국 내역을 분석한 뒤 정 씨가 에콰도르에 체류 중인 것을 확인했습니다.
우리 검찰의 송환 요청을 수락한 에콰도르 내부무는 지난 18일 정 씨가 파나마를 거쳐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간다고 통보했습니다.
비행기가 이륙하기 불과 1시간 전이었습니다.
결국 파나마에서 구금된 정 씨는 브라질을 거쳐 두바이로 이동한 뒤 검찰에 체포됐습니다.
▶ 인터뷰 : 정한근 /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 4남 (어제 오후)
- ("해외도피 왜 하셨습니까?")
- "…."
- ("도피 생활 어디서 어떻게 하셨는지요?")
- "…."
완전 범죄를 꿈꿨던 정 씨의 도피 행각은 이렇게 21년 만에 막을 내렸습니다.
MBN뉴스 김순철입니다. [liberty@mbn.co.kr]
영상편집 : 송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