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게 아픈 아내를 지극 정성으로 간병 해 온 70대 남편이 아내를 살해했습니다.
아내의 병세가 점점 더 악화하자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말았습니다.
안진우 기자입니다.
【 기자 】
119구급대원이 부산의 집으로 다급히 뛰어들어갑니다.
"어머니가 쓰러졌다"는 아들의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 인터뷰(☎) : 119구급대원
- "바닥에 누워 계신 상태였습니다. 호흡과 맥박은 없고…."
79살 할머니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지고 말았습니다.
노환에 의한 단순 사망으로 처리될 뻔했지만, 경찰은 숨진 할머니의 몸에서 타살 흔적을 발견했습니다.
▶ 인터뷰(☎) : 경찰 관계자
- "노환으로 사망한 것 같다. (그런데 목에서) 끈에 의한 졸림 현상이 있었죠."
범인은 79살 남편이었습니다.
남편은 20년 전 심장 판막증 수술을 받은 아내를 지극 정성으로 보살펴 왔었습니다.
▶ 인터뷰(☎) : 이웃 주민
- "사이가 좋은 노부부…. (할머니가) 할아버지와 같이 병원에 다닌 걸로…."
20년 동안 아내 곁을 지켰지만, 지난 4월 말기암 판정까지 받자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말았습니다.
▶ 인터뷰(☎) : 경찰 관계자
- "병간호도 힘들고, 본인도 통증 때문에 많이 힘들어하고, 간호하는 사람도 힘들고, 자식들이 찾아와서 돌보는 것도 힘들고…."
지난 4월에도 치매에 걸린 아내를 10년 넘게 간병해 온 남편이 아내를 살해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른바 '간병살인'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중증 환자 가족의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안진우입니다. [tgar1@mbn.co.kr]
영상취재 : 이경규 VJ
영상편집 : 송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