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과 관련해 조합원 투표에서 파업을 가결하자 지역 자동차 업계와 상공계, 주민들은 안타까움과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오늘(31일) 노조의 파업 가결에 대해 "대내외 경영 환경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소모적인 대립보다는 대화로 교섭을 조속히 마무리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짧은 입장을 내놨습니다.
올해도 연속 파업 수순을 밟고 있는 노조에 대해 안타까워하면서도 회사 입장을 담은 공식 담화문이나 유인물 등은 따로 내지는 않았습니다.
협력업체들은 어려운 시기인 만큼 노조가 파업만은 자제하길 바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대차 울산공장 협력업체가 모여 있는 북구 효문공단 내 한 업체 관계자는 "경기가 어려울 때나 회사가 힘들 때는 노사가 더욱 힘을 합쳐 일하고 나중에 회사가 잘 될 때는 성과를 서로 나누는 등 상생이 필요하다"며 "아직도 노조가 파업해서 성과를 받아내는 시대라는 게 안타깝고 이런 시대는 사라져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또 "지금 현대차 생산 차종 중 팰리세이드의 경우 없어서 못 팔고 있다"며 "이런 중요한 시기에 노조가 파업한다면 결국 고객이 차량 주문을 취소하는 사태도 생길 수 있고 안 그래도 어려운 상황에 오히려 더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걱정했습니다.
지역 상공계에서도 현대차 노조 파업이 울산 경제의 타격으로 이어지지 않을지 걱정하고 있습니다.
울산상공회의소 한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의 급격한 시장환경 변화와 함께 국내외 경제의 불확실성 가중, 저성장 국면의 지역경제 등으로 울산이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위기 탈출을 위해 지역 모든 구성원의 노력과 지혜가 필요한 상황에서 이번 파업 투표 가결을 통한 파업수순을 밟는 것은 경제 불황을 더욱 가중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어 "노사 모두는 대화와 이해를 통해 지역과 한국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시민들은 매년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는 노조 파업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북구 명촌동에 사는 주민 68살 A 씨는 "매년 비슷한 시기에 상투적으로 파업을 하는 것 같은데, 노조원들이 고임금을 받는 상황에서 별로 좋게 보이지는 않는다"며 "나도 젊었을 땐 노조 잘한다고 칭찬을 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습니다.
그는 "시대가 변했으니 노조도 시대에 맞춰 행동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다른 북구 주민인 65살 B 씨는 "지역 경기도 별로 좋지 않고 동네 상인들도 힘든 상황에서 노조는 굳이 파업을 통해 상황을 해결하려고 한다"며 "조금 양보해서 파업하지 않으면 좋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울산시 관계자는 "어려운 지역경제 현실에서 현대차 노조의 쟁의행위 찬반투표가 가결돼 안타깝다"며 "이후 노사협상이 원만하게 추진돼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노사 양측 대립으로 회사뿐만 아니라 지역경제에 다시 어려움이 가중되지 않길 바란다"며 "대화와 타협으로 2019년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이 조속한 시일 내 타결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현대차 노조는 29∼30일 전체 조합원 5만293명을
이 중 4만2천204명(투표율 83.92%)이 투표해 재적 대비 70.54%인 3만5천477명 찬성으로 파업이 가결됐습니다.
다음 달인 내일(1일)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쟁의 조정 중지 결정이 나오면 노조는 파업권을 획득합니다.
노조가 올해 파업하면 8년 연속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