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에서 생산했는데 안 팔려서 애물단지가 된 보도블록이 있다고 하면, 공무원이 개인적으로 써도 되는 걸까요?
법원은 "그래도 사적으로 써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전민석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2017년, 서울 금천구청에서 근무하던 공무원 이 모 씨는 솔깃한 얘기를 들었습니다.
서울시가 만든 재활용 보도블록이 팔리지 않아, 보관과 폐기 비용만 드는 애물단지가 됐다는 겁니다.
이 씨는 보도블록 4만 장을 공짜로 받아 절반 이상을 처가댁 집 짓기에 썼습니다.
출장을 간다며 처가 공사 현장에 들르기도 했습니다.
결국 덜미가 잡힌 이 씨는 강등 처분과 함께 원래 보도블록 가격의 2배를 징계부가금으로 냈습니다.
"장관 표창만 3번 받으며 30년간 성실히 근무했다"는 이 씨는 억울하다며 서울시를 상대로 소송까지 냈습니다.
이 씨는 "쓸모없는 폐기물인 줄 안데다 개인용도로 쓰겠다고 미리 얘기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서울시 손을 들어줬습니다.
재판부는 "30년 넘게 공무원으로 근무했다면 공용물품의 사적 사용이 안 된다는 걸 알았을 것"이라고 판결 이유를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또 "사적으로 쓸 수 있다면 공문을 보내는 대신 개인적으로 신청했을 것"이라며 논란에 쐐기를 박았습니다.
MBN뉴스 전민석입니다. [janmin@mbn.co.kr]
영상편집 : 오광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