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일본연구소 "韓日, 마이너스섬 게임 아니라 플러스섬 게임 해야"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와 한국 정부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 등으로 한일관계가 경색된 가운데, 바람직한 한일관계에 대한 지혜를 모으는 학술회의가 열렸다.
서울대 일본연구소는 26일 오후 2시 서울시 중구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한일관계: 반일과 혐한을 넘어서'라는 주제로 관정일본연구 제1회 학술회의를 열었다.
이날 이종환 관정이종환교육재단 명예이사장은 축사를 통해 "일본의 경제보복에 따른 한일관계의 악화로 엄중한 사태를 맞고 있다"며 "한국과 일본은 서로에게 모두 나빠지는 마이너스 섬 게임을 해서는 안 되며, 서로에게 모두 좋아지는 플러스 섬 게임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조 강연자로 나선 와다 하루키(和田春樹) 일본 도쿄대 명예교수는 "2018년 남북 정상회담과 이어진 북미 정상회담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이중의 충격을 주었다"며 "북측이 일본의 납치 문제 교섭을 받아들이지 않고, 한·미와는 계속 대화를 이어가자 아베 총리는 궁지에 몰리게 돼 '한국 상대 안하기' 정책을 펴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와다 교수는 "아베 총리의 '한국 상대 안하기' 정책의 향배는 평화국가 일본의 종언"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는 식민지 지배 불법성에 대한 문서화를 해결책으로 제안했다. 남 교수는 "일본은 이미 1998년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과 2010년 간 나오토 담화 등에서 식민지 지배의 불법성을 인정했기에 이를 문서화해 한국과 일본이 공유하는 일만 남았다"며 "이를 징검다리 삼아 북한과 일본이 식민지 지배의 불법성을 공유한다면 북일국교정상화의 기초를 이룰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남북일 공동선언으로 엮어낸다면 한반도-일본의 과거사를 총괄해서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윤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