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건물 앞인데 어때"…불법 점유된 인도

【 앵커멘트 】
인도를 지날 때 하루에도 몇 번씩 주차된 차나 가판대를 피해서 다니는 분들 많을 텐데요.
건물 앞 공간이니 건물주 마음대로 사용하는 게 당연할 것 같지만 아닙니다.
불법으로 점유된 보행로를 김지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 강남대로 주변 인도, 장애물 하나 없이 뻥 뚫린 길을 사람들이 여유롭게 오갑니다.

일정 규모의 이상의 건물은 최소 3m의 건물 앞 공간을 비워둬야 하는 규정에 따라 보행로의 폭이 훨씬 넓어진 덕분입니다.

시민들의 안전한 보행과 거리 혼잡을 막기 위해 건물 앞 사유지에 빈 공간을 의무적으로 두도록 한 겁니다.

'시민을 위한 공적 공간'으로 주차는 물론 어떤 시설물도 설치해선 안 됩니다.

그러나 제대로 된 단속 없이 방치되다 보니 건물 앞이 꽉 막힌 곳이 적지 않습니다.

아예 주차장이 돼 버린 서울의 한 거리는 빈 곳을 찾는 게 더 어려울 정도입니다.

▶ 인터뷰 : 식당 주인
- "상관없어요."
- "인도 이전까지는 사유지라는 거죠?"
- "그렇죠, 당연하죠"

심지어 주차된 차량에 밀려난 사람들이 인도 가장자리로 한 줄로 걷는가 하면, 차를 피해 또는 차 사이로 지나가기도 합니다.

건물 매장 앞에 떡 하니 가판대를 놓고 물건을 판매하거나 테이블과 의자를 내놓고 옥외영업을 하는 커피숍도 있습니다.

▶ 인터뷰 : 커피숍 직원
- "(건물 앞 사용하도록) 허가가 난 걸로 알고 있는데. 아니요, (단속은) 나오진 않아요."

규정을 어겨도 시정명령이 전부, 벌금 등 처벌 근거가 없는 점도 대놓고 불법행위가 이어지는 이유입니다.

▶ 인터뷰 : 전제호 /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
- "사업주나 건물주에게 관리책임에 대한 과태료를 부과한다면 건축후퇴공간을 비워두는 데 있어서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규정만 있을 뿐 단속과 처벌은 사실상 전무해 시민들만 매일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지영입니다. [gutjy@mbn.co.kr]

영상취재 : 이동학 기자
영상편집 : 이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