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전력공사는 전년 대비 부채가 5조 3천억 원이 늘었고, 당기순이익도 2조 6천억 원이 줄어 1조 1,700억 원의 적자를 냈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역시 부채가 3조 4,800억 원이나 늘었고, 당기순이익도 4조 2,600억 원이나 줄어 3조 9천억 원의 적자를 냈지요. 이렇게 지난해 35개 공기업 중 부채와 당기순이익이 모두 악화된 기업은 총 19개, 절반을 넘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이들 중 8곳이 경영평가에서 보통 이상인 B를, 6곳은 C, 심지어 2곳은 A를 받았거든요. 반면 부채나 당기순이익 모두 개선된 곳은 전부 하위 등급인 C나 D를 받았습니다. 좋은 경영평가 등급을 받은 곳은 임원 한 명당 5천만 원에 달하는 성과급도 받았죠. 기업은 적자투성이인데 이게 무슨 모순된 상황일까요?
공기업을 관리, 평가하는 기획재정부가 지난해부터 일반 경영관리 배점 항목을 줄이고 사회적 책임 부문을 대폭 늘렸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탈원전 정책과 문재인 케어 등 현 정부의 각종 정책 목표에 맞추면 점수를 많이 받은 거죠.
물론, 공기업 특성상 사회적 책임은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하루하루 참고 일해 모은 혈세가 방만 경영으로 줄줄 새는 것도 모자라, 적자가 늘어난 누구네 성과급 잔치 비용으로 쓰였다면…. 참, 맥 빠지는 일입니다.
날마다 이어지는 정쟁에, 갈피 못 잡는 정책에, 미세먼지까지 불어온, 참 갑갑한 월요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