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고소·고발을 당한 사람을 바로 피의자로 입건하는 관행이 사라지고, 경찰 수사의 책임성을 높이기 위한 '자기 사건 공판 참여제'가 도입되는 등 경찰 수사 방식이 대폭 변화됩니다.
경찰청은 오늘(23일) '경찰수사를 새롭게 디자인하다'라는 제목으로 개혁 성과와 미래 비전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경찰청은 이 보고서에서 ▲ 국민 중심 수사 ▲ 균질화된 수사 품질 ▲ 책임성·윤리의식 ▲ 스마트 수사환경을 4대 추진전략으로 삼고 세부 추진과제도 공개했습니다.
경찰은 우선 '인권보호 강화'를 위한 수사제도 개선을 추진합니다.
특히 고소장이 접수될 때 대상자를 무조건 피의자로 입건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신중한 입건 절차를 구축하기로 했습니다. 고소 남용에 따른 무분별한 피의자 양산과 인권침해를 막기 위해서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고소장이 접수된다 해도 내사부터 진행 후 범죄혐의가 있다고 판단될 때 입건하도록 절차를 변경할 방침"이라며 "다만 형사소송법 개정이 필요해 검찰 등과 협의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또 불필요한 장기 수사를 지양하기 위해 내사와 수사 기간을 각각 6개월과 1년으로 정해, 기일이 지나면 수사부서장 책임하에 종결하도록 하는 '일몰제'를 지난해부터 시행하고 있습니다.
변호인 조력권을 폭넓게 보장하고 시민의 눈높이에서 경찰 중요사건 수사 과정을 점검하는 '경찰 사건 심사 시민위원회'도 운영할 방침입니다.
수사의 책임성을 높이고자, 사건을 송치한 후 재판 결과까지 책임감 있게 확인하는 '자기 사건 공판 참여제'도 도입할 방침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자신이 수사해 공소 제기된 사건의 재판과정을 참관하고 수사 결과의 타당성을 확인하도록 할 방침"이라며 "재판과정에서 드러난 경찰 수사의 과오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무작위 사건배당 시스템을 도입하고 압수물·증거물 관리도 체계화해 개인 역량에 따라 수사 결과가 바뀌는 일이 없도록 수사역량을 균질화하기로 했습니다.
전문수사관을 국가자격증으로 격상하고 회계사·세무사 등 전문인력 채용을 확대하는 등 인재육성 계획도 포함됐습니다.
이 밖에 경찰은 현장 인권상담센터 확대, 공보제도 개선, 수사심사관 신설, 검경 간 부당한 실무 관행 개선, 차세대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개발 등 80개 과제를 세부 추진 과제로 삼았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입법이 필요한 사안들을 제외하고 내년까지 세부추진 과제들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경찰의 이번 보고서 발표는 검경 수사권 조정을 앞두고 내부 개혁 과제를 점검하고 수사권 조정에 대한 의지를 다지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경찰은 미래전략 보고서에서 과거사 반성과 내부단속도 강조했습니다.
경찰은 보고서에서 "수사구조개혁 추진과정에서 경찰 수사의 문제점을 부각하는 등 논의의 본질을 흐트러뜨릴 위험요인이 발생할 가능성도 상존한다"며 "다수의 국민이 권력 분산을 위한 제도 개혁으로 인식하고 있으나 부실 수사 의혹이 누적될 경우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것이 분명하다"고 우려했습니다.
또 과거 경찰이 '검거'와 '실적' 중심의 업무 행태로 인권 보호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고 절차의 정당성이나 결과의 타당성에 소홀했다며 과오를 인정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민의) 공감·지
경찰 관계자는 "경찰개혁위원회 권고 등을 바탕으로 심야 조사 제한 등 많은 개혁을 추진해왔다"며 "이에 그치지 않고 형사사법의 출발점을 책임지는 주체로 새롭게 거듭난다는 목표로 각 과제를 준비하고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