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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년 만에 재회에 성공한 가족. [사진 제공 = 수서경찰서] |
11일 서울 수서경찰서는 지난 1980년 천안에서 실종된 후 각종 보호시설과 노숙생활을 이어온 지적장애 3급 여성 김 모씨(48)를 서울역에서 발견해 부모와 언니 등 가족에게 안내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부모가 크리스마스 이브인 1980년 12월 24일 교회를 다녀온 틈에 실종됐다. 아버지인 A씨는 셋째딸이었던 김씨가 실종되자 주변 고아원을 다 뒤졌고, 결국 실종 신고를 했다.
40년의 시간이 흐른 뒤 자포자기 심정이었던 A씨는 올해 6월 지인의 권유로 마지막 기회란 생각으로 경찰에 DNA(유전자) 등록을 했다.
A씨 DNA를 분석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13년 전 서울시여성보호센터에서 유전자를 채취했던 김씨와 A씨가 친자관계인 것으로 판단된다는 의견을 냈다.
경찰은 서울시여성보호센터에 김씨의 거주여부를 확인했지만 김씨는 지난 1991년부터 2017년까지 약 26년 생활 후 자진 퇴소한 상태였다.
경찰은 김씨의 노숙 생활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서울역다시서기센터, 구세군 브릿지센터에 문의를 했고, 김씨가 서울 중구 중림동 주민센터에서 장애인 수급을 받으며 고시원에 거주하다 지난 8월 퇴소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휴대전화, 장애인카드가 없어 추적이 불가능한 상태였지만 경찰은 지난 10월 31일 오후 8시 서울역다시서기센터와 함께 서울역 현장을 확인 했고, 역 부근에서 배회하는 김씨를 발견했다.
김씨는 이날 오후 10시 서울역 파출소에서 A씨와 화상통화를 했고,
A씨는 "딸을 보자마자 통곡했다. 딸도 우리를 보자마자 직감했는지 눈물을 흘렸다"며 "현재 딸은 집에서 엄마를 도와주고 있다. 딸이 자신의 인생을 잘 살아갈 수 있도록 토대를 만들어주고 싶다"고 심경을 밝혔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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