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에는 주민 5명 중 1명꼴로 암에 걸린 마을이 있습니다.
정부가 뒤늦게 조사해 보니, 마을 옆 비료공장이 내뿜는 발암물질 때문이었습니다.
이걸 밝혀내는데 무려 18년이 걸렸는데, 그동안 주민 14명이 숨졌습니다.
강세훈 기자입니다.
【 기자 】
전북 익산의 장점마을입니다.
마을에서 500m 떨어진 곳에 비료공장이 들어선 다음 비극이 시작됐습니다.
▶ 인터뷰 : 신옥희 / 익산 장점마을 주민
- "2001년 비료공장이 들어왔는데 5~6년 뒤부터 이상한 냄새가 나기 시작하고…."
2006년부터 2017년까지 마을주민 99명 중 22명이 암에 걸렸고, 14명은 이미 사망했습니다.
비료공장에서 사용이 금지된 연초박 즉, 담뱃잎 찌꺼기를 비료 원료로 쓴 겁니다.
KT&G로부터 사들인 연초박이 확인된 것만 2천 톤이 넘습니다.
▶ 인터뷰 : 고도현 / 환경안전건강연구소 부소장
- "담뱃잎 찌꺼기를 유기질 비료로 생산하는 과정에서 대기 중으로 발암물질이 배출돼 장점마을 주민의 암 발생 원인으로…."
주민들은 10년 전부터 비료공장을 지목했지만, 환경부는 지난해서야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해당 지자체는 비료공장에서 연초박을 사용했다는 사실을 알고도 그냥 넘어갔습니다.
▶ 인터뷰 : 최재철 / 장점마을 주민대책위원장
- "전라북도 지사는 (비료공장에) 우수 환경상을 줬습니다."
주민들 보상도 문제입니다.
▶ 스탠딩 : 강세훈 / 기자
- "문제가 된 비료공장입니다. 2년 전 가동이 중단되면서 내부는 보시는 것처럼 텅 비어 있습니다. 사업주는 2017년 암에 걸려 사망했습니다."
환경부는 피해 구제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치료비를 넘어서는 고통에 대한 보상은 개별 소송을 통해서만 가능한 실정입니다.
MBN뉴스 강세훈입니다.
영상취재 : 조계홍 기자
영상편집 : 이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