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굴 지칭하는 걸까. 기가 막히지만, 주로 친구의 부모님을 말할 때 씁니다. 얼핏 듣기에는 칭찬 같지만, 쉽게 말해서 '욕'인 겁니다. 예전에는 나쁜 단어를 붙이는 식으로 약자를, 사람을 비하했다면, 요즘은 점점 진화해서 이게 욕인지 칭찬인지 모를 표현으로 상대방을 비하하는 거죠. 더 심각한 건 발언, 말로 만족하지 못하고 행동에 나서는 아이도 있다는 겁니다. 초등학생인데 여성의 신체 사진을 돌려보며 점수를 매기거나 SNS 대화방에서 친구의 외모를 조롱하는 식이죠.
이걸 막기 위해서 필요한 건 젠더 교육이지만, 우리는 초등학교 교사를 양성하는 교육대학교에서 젠더 교육을 어떻게 시켜야 하는지 가르치지 않습니다. 현재 교육청 지침으로는 교사들이 받아야 하는 성교육은 1년 3시간, 이마저도 성폭행 방지 쪽에 머물러 있죠. 교과 과정에도 '젠더 교육'이라는 과목이 따로 없으니, 아이들은 여기에 특별히 관심을 가진 선생님이 아니라면, 선생님께 이와 관련해 뭐가 잘못된 건지 배울 수가 없는 겁니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감정을 공유하면서 동질감을 얻고 성장하는 아이들이 나중에 어떻게 될지는 어른들이 더 잘 압니다. 그러면 아이들에게 약한 것은 추한 것이 아니라는 걸, 약자를 혐오하는 자가 추한 것이라는 걸 가르쳐야 합니다. 아이들이 잘못된 길로 가고 있는 걸 뻔히 보면서도 '괜찮아 애들이잖아'라고만 생각해서는 안 되는 겁니다.
인권위가 오늘 '학교 내 혐오 표현 대응 가이드라인'을 제작해서 학교에서 혐오 문화가 확산되는 걸 막아보겠다고 했죠. 이번만큼은 책상머리 행정이 아닌 진짜 실효성 있는 대안이 마련되길 기대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