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창업주 고(故) 호암(湖巖) 이병철 선대회장의 32주기 추도식이 오늘(19일) 경기도 용인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열렸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추도식에 참석해 선대회장의 창업 정신을 기렸습니다.
이 부회장이 공식 추도식에 참석한 것은 2016년 이후 3년 만입니다. 지난해는 해외 출장을 이유로 추도식 전 주 주말에 미리 선영을 찾아 참배했고, 재작년에는 `국정농단 사태`로 구속 수감돼 불참했습니다.
이 부회장은 참배를 마친 후 삼성인력개발원 호암관에서 사장단과 함께 오찬을 하며 선대회장의 ‘사업보국’ 창업이념을 기렸습니다. 이 부회장이 삼성 사장단 전체가 모인 자리에 참석한 것은 사장으로 승진한 2010년 이후 처음입니다.
추도식은 항상 가족들이 먼저 도착해 참배한 후 사장단이 실시하는 순서입니다. 이번 32기 추도식도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삼성전자 측은 전했습니다.
식사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사장단에게 “안팎의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흔들림 없이 경영에 임해 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선대회장의 사업보국 이념을 기려 우리 사회와 나라에 보탬이 되도록 하자”고 주문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의 위기가 미래를 위한 기회가 되도록 기존의 틀과 한계를 깨고 지혜를 모아 잘 헤쳐 나가자”고 당부했습니다.
사업보국은 기업을 통해 국가와 인류사회에 공헌한다는 뜻으로 이병철 선대 회장의 창업 정신입니다.
이번 추도식에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부인 홍라희 전 리움 관장과 두 딸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도 참석했습니다.
이건희 회장은 미국에 머물렀던 2013년에 이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2014년부터 줄곧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김기남 부회장, 김현석 사장, 고동진 사장 등을 비롯한 삼성그룹 계열사 사장단 50여명도 이날 이른 시간에 추도식에 참석했습니다.
삼성그룹은 호암의 기일인 11월 19일 매년 용인 선영에서 추도식을 엽니다.
일반적으로 오전에는 이재용 부회장 등 직계 가족과 삼성 사장단이 참배하고, 오후 범삼성 기업 관계자들이 선영을 찾습니다.
다만 삼성과 CJ의 상속 분쟁이 불거진 7년 전부터는 같은 날 시간을 달리해 그룹별로 추도식을 진행합니다.
CJ그룹은 이재용 부회장 총수 일가보다 앞선 오전 9시경 선영을
이재현 CJ그룹 회장 내외를 비롯해 자녀인 이경후 CJ ENM 상무,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 등이 참석했습니다.
이날 오후 6시경에는 서울 중구 필동 CJ 인재원에서 이재현 회장을 제주(祭主)로 하는 제사가 진행됩니다.
범삼성가 인사들이 집결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참석자는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