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정치'하면 뭔가 새로울 것 같고, 왠지 깨끗할 것 같아서 기성 정치인들은 청년의 이미지를 아주아주 좋아합니다. 그래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청년 정치를 선점하기 위한 여야의 경쟁은 벌써부터 치열하죠. '청년이 미래다', '젊은 정치가 필요하다', '세대교체' 이러면서 청년들에게 러브콜을 보내는데, 하지만 정작 청년들의 반응은 싸늘합니다. 말뿐인 걸 알거든요.
경험, 돈, 인맥 등 모든 게 불리하고, 기성 정치인과 같은 선에선 출발을 못 하니, 정치 신인이자 청년이 공천을 받기란, 국회에 입성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그래서일까요. 공천을 받을 수 있는 청년의 기준은 민주당 청년 최고위원을 맡았던 모 의원처럼 수천억 원 자산가여야 한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까지 나오는 겁니다.
청년이 정치인이 되기 위해선, 우선 선배들이 자리를 양보해야 합니다. 지금처럼 말로만 물갈이를 외치는 게 아니라요. 우리나라의 40세 이하 의원 수가 유럽은 물론이고, 미국보다도 세계 최고령 국가인 일본보다도 적다는 건 무엇을 의미할까요.
기회는 누구에게나 평등해야 합니다. 정치의 기회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모가 정치인이라서, 집에 돈이 많아서가 아니라 진짜 청년들, '88만 원 세대', '82년생 김지영'의 문제를 직접 겪으면서 해결하겠다는 청년들에게 진짜 정책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게 정당의 역할 아닐까요. 대한민국 청년의 애환을 청년이 아니면 누가 대변할 수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