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곳곳에는 공공미술작품들이 전시돼 있습니다.
그 중 일부는 서울시가 문화 도시를 꿈꾸며 진행했던 '도시갤러리 사업' 결과물인데요.
하지만 MBN 취재 결과, 자리를 잘 지키고 있어야 할 작품들이 절반 이상 철거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들어간 예산이 70억 원이 넘는다고 하는데 말이죠.
강세현 기자입니다.
【 기자 】
서울 남산에 있는 터널입니다.
원래 터널 벽에 서울도시갤러리 작품이 그려져 있었는데, 노후화 등을 이유로 철거되며 페인트를 덧칠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자나 도색이 벗겨지며 지저분한 모습으로 남아 있습니다.
지하보도에 작품이 설치됐다 철거된 곳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 스탠딩 : 강세현 / 기자
- "벽에 설치됐던 조형물은 사라지고, 지금은 아무런 설명도 없이 바닥에 글씨만 남아있습니다."
▶ 인터뷰 : 김근서 / 서울 이문동
- "그냥 낙서처럼 보였어요. 관리가 안 돼서 많이 지저분한 거 같아요."
도로 옆에 설치된 작품은 차량 통행을 방해한다는 지적 때문에 철거를 권고받았고, 곳곳이 훼손된 채 남아있습니다.
서울시가 도시갤러리 사업으로 2007년부터 5년 동안 70억 원이 넘는 예산으로 92점의 작품이 설치됐는데, 지금 남아 있는 작품은 40점 뿐입니다.
대부분 노후화와 주민 민원 등으로 철거된 겁니다.
▶ 인터뷰(☎) : 서울시 관계자
- "(주민들의) 민원이 계속 들어와서….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만 있는 건 아니니까."
전문가들은 원작 그대로 보존해야 하는 공공미술은 설치와 관리에 많은 돈이 들기 때문에 수나 규모에 집착하면 안 된다고 지적합니다.
▶ 인터뷰(☎) : 서종국 / 인천대학교 도시행정학과 교수
- "설치, 운영하는 데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므로 설치할 때 신중을…. 위치나 종류 등을 주민이 참여해서 결정할 수 있도록…."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나오지 않도록 꼼꼼한 계획을 통한 운영이 필요해 보입니다.
MBN뉴스 강세현입니다.
영상취재 : 김재헌 기자, 김근목 VJ
영상편집 : 김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