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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마트 3사는 다음달부터 자율포장대에서 노끈과 테이프를 없애고 종이박스만 제공할 계획이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TV 캡처] |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는 자율포장대에서 종이박스만 남기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당초 문제가 됐던 테이프와 노끈만 없애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대형마트 3사는 지난 8월 환경부와 장바구니 사용 활성화 점포 운영을 위한 자율협약을 맺고 다음달부터 자율포장대를 철수할 계획이었다. 대형마트 3사에서 나오는 테이프, 노끈 등 플라스틱 양이 연간 658t에 달했기 때문이다. 이에 롯데마트는 17ℓ 장바구니와 46ℓ 장바구니를 각각 500원과 3000원에 판매하고 홈플러스는 56ℓ 장바구니를 제작해 대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종이박스가 재활용이 가능한 물품인데도 소비자의 불편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항의가 빗발쳤다. 매번 장바구니를 챙기기 쉽지 않고 장바구니만으로는 물건을 대량으로 담기 어렵기 때문이다.
비판이 줄어들지 않자 환경부는 "종이박스와 함께 노끈과 테이프가 너무 많이 사용돼 종이박스 자체도 재활용할 수 없는 게 문제"라면서 "이런 불필요한 폐기물을 만들지 않도록 하자는 게 원래 협약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자율 협약은 법으로 강제하는 것이 아니어서 대형마트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테이프나 노끈없이는 종이박스를 사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대개 무거운 제품을 옮길 때 종이박스를 사용하는데 아래부분을 테이프나 노끈으로 고정하지 않고 접어서만 사용할 경우 상품이 밑으로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때문에 테이프와 끈을 없애기 보단 친환경 종이 소재로 대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형마트들도 난감함을 토로하고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종이박스 사용이 불편해지면 고객들은 온라인 쇼핑몰로 이탈하게 될 것"이라면서 "그러면 마트 방문객이 줄어 매출도 장담할 수 없고 배송용 포장으로 스티로폼 등이 더 많이 사용돼 또 다른 환경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정부의 탁상행정이라며 일제히 비난에 나섰다. 한 누리꾼(toos****)은 "정책 만드는 사람들은 주말에 대형마트 가서 한번이라도 장을 본 적이 있냐"라면서 "노끈이랑 테이프가 왜 종이박스 옆에 있는지 알면 이런 정책을 만들지 못한다"고 말했다. 다른 누리꾼(khd0****)도 "(종이박스)대안으로 제시한게 플라스틱 재질의 쇼핑백 제작이다"며 "500원 남짓인 쇼핑백을 갈때마다 구입해서 쓰고 버리면
반면 "박스 측면에 손가락 구멍을 뚫어 놓으면 노끈없이 잘 들고 갈 수 있다", "대형 장바구니가 생각보다 튼튼하고 (종이박스를 사용하지 않으면)따로 재활용 쓰레기를 버릴 일이 없어 편하다" 등의 반응을 보인 누리꾼도 있었다.
[디지털뉴스국 이세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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