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된 메시지 내용. 북한 이탈 학생에 대한 욕설과 패륜성 발언이 담긴 메시지가 공개되며 누리꾼들 사이에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공개된 문자에 따르면 서울의 한 대학 2020학년도 신입생 단체채팅방에서 활동하던 북한 이탈 학생 A씨는 같은 채팅방에서 활동하던 B씨로부터 개인 메시지를 받았다. A씨는 해당 학교에 특별전형인 '새터민 전형'으로 입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학교 새터민 전형의 경우 모집 인원에 제한을 두지 않고 지원자의 수학능력을 고려해 정원 외 인원으로 선발하고 있다.
B씨는 개인 메시지를 통해 A씨에게 "탈북자니, 새터민이니 하는 전형으로, 내신도 수능도 안 좋은 수준으로 대학에 왔으면 입 좀 닫고 살면 안 되나"라며 "그쪽이 입 열 때마다 채팅창 싸해지는 것 모르나"라고 발언했다. 이에 당황한 A씨는 "그게 무슨 소리냐"면서 "물론 제가 비교적 낮은 점수로 입학한 것도 맞고 늘 감사해야 될 일도 맞는데 대뜸 1:1 채팅을 걸어서 이러시는 건 예의가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B씨는 개의치 않았다. B씨는 "꼴랑 북에서 넘어온 걸로 돈 받고 집 받고 대학도 X로 와서 탈북 얘기나 풀어대는 게 너무한 거 아니냐"라며 욕설과 함께 혐오성 발언을 이어갔다. A씨는 "북에서 넘어오다가 다친 사람부터 다시 끌려가서 생사도 모르는 일행도 있다"며 "말을 너무 가벼이 하시는 것 같고 저한테 화풀이하는 것도 전혀 이해가 안 간다"고 답했다.
그러자 B씨는 패륜성 발언을 내뱉으며 "아무도 네가 이 대학인 거 인정 안 하고 벌레 취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알아들으시고 눈치 좀 키우라. 학과에서 탈북민이라 꼭 밝히시고"라는 말을 남기고 대화방을 나갔다.
이와 관련해 신입생 단체채팅방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힌 한 누리꾼은 "해당 채팅방은 1000여명이 이용 중인 화기애애한 분위기이며 실제로 탈북 새내기들을 따뜻하게 맞이하는 상황이었다"며 "그런데 익명 1:1 채팅을 걸 수 있는 것을 이용해 신원을 알 수 없는 누군가가 테러를 가한 것이다. 전반적인 분위기와 내용과는 (1:1 채팅 내용이) 매우 거리가 멀다는 사실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증언했다.
실제로 오픈채팅방의 경우 참여코드를 알면 학교 학생이 아니어도 채팅에 참여할 수 있어 B씨가 해당 학교 합격자가 아닐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사안이 조작일 경우에도 대학가에서 일어난 북한 이탈 학생에 대한 혐오성 발언으로 논란은 쉽게 잦아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공부는 열심히 했는데 인성 교육은 못 받은 것 같다", "탈북민한테 괜히 미안해진다", "(발신자가) 너무 어리고 배려가 없다. 사람이 할 말이 아니다", "저 정도 언어폭력이면 고소 가능하지 않나", "역시 인성과 공부는 비례하지 않는다"라는 등
일부 누리꾼들은 "대학 입학 전형에 탈북자 전형이 있다는 게 어이없고 충분히 화날 만하다", "(문자) 내용과는 별개로 탈북했다고 대학까지 보내주는 건 내국인 입장에선 충분히 기분 나쁘다"며 전형 자체에 대한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디지털뉴스국 김형준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