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일용 전 프로파일러 "연쇄살인 정남규 집에 내 사진 있더라"

권일용 전 프로파일러가 연쇄 살인범과의 일화를 털어놨습니다.

어제(8일) MBC 토크쇼 방송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권일용은 연쇄 살인범 정남규, 유영철, 강호순 등을 면담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날 방송에서 권일용은 "범죄 프로파일링은 범인의 행동을 분석하는 것"이라며 "표창원 의원이 연구를 하는 사람이라면 난 현장에서 직접 적용하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했습니다.

권일용은 가장 기억에 남는 면담으로 정남규와의 만남을 꼽았습니다.

정남규는 2004년 1월 경기 부천에서 12세·13세 소년 두 명을 살해한 후 2006년 4월 22일 검거될 때까지 14명을 살해하고 19명에 중상을 입힌 연쇄 살인범입니다.

검거 당시 단순 강도상해범으로 처리될 뻔했지만, 권일용이 프로파일링을 통해 정남규의 연쇄살인 자백을 받아내며 정남규를 '서울 서남부 연쇄살인사건' 진범으로 밝혔습니다.

그는 2009년 11월 21일 향년 40세로 서울구치소 감방에서 극단적 선택을 해 병원으로 옮겨진 후 이튿날 사망했습니다.

권일용은 "정남규와 대화를 나누는데 등골이 서늘한 느낌을 받았다. 너무 화사하게 웃으면서 살인을 저질렀던 이야기를 하더라. 말하면서 살인을 했던 당시의 표정으로 돌아가는 것을 보고 '인간이 어디까지 잔혹해질 것인가'에 대해 생각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그는 "정남규 집을 압수수색했을 때 내 사진이 스크랩되어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고 했습니다.

그는 "사이코패스 성향이 높은 사람은 상대를 통제하려고 한다"며 "예를 들어 강호순은 내가 의자에 앉기도 전에 `물을 떠 오라`고 하더라. 그 순간 기선제압을 하지 않으면 끝인 거다"라고 했습니다.

권일용은 자리에서 물러난 이유도 설명했습니다. 그는 "시신을 2000구 이상 봤고 어금니 3개가 빠졌다"며 "3개월 동안 아내를 설득해 퇴직했다"고 전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