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 각국이 이번 바이러스의 발원지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자국민들을 탈출시키기 위한 '작전'을 시작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전세기를 마련해 이르면 모레(30일) 우한에 체류 중인 국민 700명가량을 귀국시킬 예정입니다.
오늘(28일) 우한 주재 한국 총영사관 인터넷 홈페이지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전날 밤 11시 55분까지 탑승 신청을 받은 결과 총 693명의 국민이 한국행 비행기 탑승 의사를 밝혔습니다.
총영사관은 "접수 명단일 뿐 아직 전세기 탑승자 확정 명단은 아니며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기다려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총영사관은 앞으로 최종 탑승자 명단을 공지한 뒤 우한 시내 4곳을 집결지로 선정, 톈허(天河)국제공항까지 셔틀버스를 운영할 계획입니다.
귀국한 이들은 국가가 지정한 장소에서 14일간 격리 생활을 하고 난 뒤에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됩니다.
다만, 중국 국적자는 중국 정부 방침에 따라 한국 국민의 가족이라도 이번 전세기에 탑승할 수 없습니다.
또 37.5도 이상 발열, 구토, 기침, 인후통, 호흡곤란 등 의심 증상자는 탑승할 수 없고 중국 정부에 의해 우한에서 격리됩니다.
우한 주재 미국 영사관도 직원들과 자국민 일부를 캘리포니아 주 온타리오로 실어나를 전세기를 내일(29일) 현지에서 출발시킬 계획이라고 AP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 전세기는 영사관 직원과 그 가족을 귀국시키기 위해 마련한 것이라 다른 미국 시민들에게 허락된 자리는 많지 않습니다.
우한에는 약 1천명의 미국인이 살고 있는데, 이번 전세기에는 영사관 직원과 그 가족을 포함해 약 230명가량만이 탑승할 수 있습니다. 영사관 직원 가족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전세기에 탈 수 있는 사람이 "극히 적다"고 신문은 지적했습니다.
탑승객들은 비행기를 타기 전 전원 우한 폐렴 검진을 받게 되며, 이 비행기가 급유를 위해 알래스카 앵커리지에 기착한 동안에도 전원 비행기에서 내려 격리된 상황에서 두번째로 검진을 받게 됩니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의료진이 비행기에 동승해 우한에서 앵커리지까지 가는 동안 우한 폐렴 증상을 보이는 승객이 있을 경우 개별적으로 대응 방침을 내릴 예정이며, 앵커리지 병원들은 그러한 환자에 대처할 준비를 해놓았다고 밝혔습니다.
일본은 이날 저녁 우한에 전세기를 보내 자국민들을 귀국시킬 예정이라고 교도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앞서 베이징 주재 일본 대사관은 후베이성에 일본인 560명이 살고 있으며, 이번 전세기에는 그중 우한 거주자만 탑승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대부분이 우한 주재 기업체인 혼다, 도쿄일렉트론, 이온의 직원들입니다.
프랑스 정부도 이번 주 중 우한에 살고 있는 자국민을 귀국시킬 계획이라며 이들은 귀국 후 14일간 격리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스리랑카 정부는 자국민 대피를 위한 비행기가 우한 공항에 착륙할 수 있게 해달라고 중국 당국에 허가를 신청해놓았다고 밝혔습니다.
태국 정부도 자국민의 대피를 위해 준비가 됐지만, 아직 중국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독일 정부는 자국민의 대피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고, 호주 정부는 자국민의 대피를 돕기 위해 "모든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러한 대피 움직임 속 우한 탈출을 위한 비행기에 자리를 구했다고 해도 공항까지 이동할
중국은 지난 22일 우한으로 오고가는 모든 교통망을 차단했으며, 우한 내 거의 모든 교통수단도 폐쇄됐습니다.
또한 중국 국적자는 중국 정부 방침에 따라 외국인의 가족이라도 우한을 빠져나갈 수 없다는 점이 우한 탈출의 딜레마로 작용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