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가 경기 남부권역 외상센터장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며 지난 29일 병원 측에 보직 사임원을 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아주대병원 관계자는 오늘(31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이 교수가 지난 29일 병원에는 방문하지 않은 채 전자 결재 방식으로 보직 사임원을 제출했다"며 "언론에서는 '사표'라는 표현을 쓰고 있지만, 정확히는 외상센터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보직 사임원'을 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이 교수는 내달 첫 출근에서 공식적으로 보직 사임원을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이보다 빨리 사임 의사를 밝혔습니다.
보직 사임원은 아직 수리되지 않았습니다.
이 교수는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밝혀온 대로 당분간은 아주대병원 교수직을 유지하면서 진료와 강의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교수의 보직 사임원 처리 여부 및 후임 외상센터장 임명 등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결정된 바 없지만, 그가 물러나는 것이 기정사실화 됨에 따라 향후 외상센터 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경기남부권역 외상센터는 과거 의사 3명, 간호사 2명으로 꾸려져 24시간을 운영하던 과거 아주대병원 중증외상 특성화센터 시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이 교수의 역할이 절대적이었습니다.
이 교수는 2010년 8월 중증외상 특성화센터장으로 임명되고, 2011년 1월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을 살려내면서 크게 주목받았습니다.
여기에 탄력을 받아 아주대병원은 경기도와 손잡고 중증 외상환자에 대한 신속한 처치 및 이송을 위한 '중증환자 더 살리기 프로젝트'(일명 석해균 프로젝트)를 도입했으나, 2012년 권역외상센터 지정에서 탈락했습니다.
이에 이 교수는 권역외상센터 지정에 대한 당위성을 설명하는 등 꾸준히 재지정 건의를 한 끝에 2013년 보건복지부로터 지정 결정을 끌어냈습니다.
그 결과 아주대병원에는 2016년 지하 2층, 지상 6층에 연면적 1만944㎡ 규모로 중환자실 40병상 등 100병상을 갖춘 경기 남부권역 외상센터가 문을 열었습니다.
외상센터장을 맡은 이 교수는 2017년 총상을 입고 북한을 탈출한 '귀순병사' 오청성 씨를 외상센터로 옮겨 수술을 집도, 오 씨를 소생시키며 다시 한번 이목을 끌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유희석 아주대병원장이 이 교수에게 한 욕설 파일이 이달 중순 공개되면서 그간 이 교수와 아주대병원간 갈등이 수면 위로 불거졌고, 이 교수는 언론을 통해 "더는 외상센터 일을 못하겠다"며 자리에서 물러날 뜻을 밝혀왔습니다.
이 교수의 보직 사임과 함께 안전점검 문제로 운항이 중단됐다가
외상센터 측은 인력 부족 문제로 인해 닥터헬기에 의료진이 탑승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서 닥터헬기 재운항은 현재 보류 중인 상태입니다.
아주대병원 관계자는 "아직 아무런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고만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