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에게 즐거울 것만 같은 설 명절, 하지만 북녘땅 고향을 둔 실향민들은 임진각에서 고향을 그리며 망향제를 올렸습니다.
박명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장원순 할아버지 가족은 매년 명절 아침을 임진각 망향단에서 보냅니다.
할아버지의 고향은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
1951년 1·4 후퇴 때 인민군 포로로 잡혀왔다가 홀로 서울에 남았습니다.
▶ 인터뷰 : 장원순 / 실향민
- "가기 힘들다고 봐. 보고 싶은 거야 뭐 어머니 아버지 돌아가셨을 것이고 거기 동생, 조카 살아있겠지. 살아있다면 나 살았다는 거 이거 보게 되면 알겠지."
고향 땅을 눈앞에 두고도 가족의 생사조차 확인할 수 없어 마음이 무겁습니다.
▶ 스탠딩 : 박명진 / 기자
- "고향이 있어도 찾아갈 수 없는 실향가족들은 올해도 북녘 땅이 보이는 이곳을 찾아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달랩니다."
술을 올리고 절을 하는 실향민 대부분은 백발의 할아버지.
원산에서 18살 때 부산으로 내려온 김승성 할아버지도 고향에 있는 가족 생각에 4년 전부터 망향단을 찾았습니다.
▶ 인터뷰 : 김승성 / 실향민
- "부모님에게 남은 여생 효도해볼까 해서 매 추석이나 설에 찾아와요. 근데 섭섭한 건 올 때마다 손님들이 줄어요. 우리가 마저 다 돌아가고 나면 여길 찾을 사람들도 점점 없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돼요."
실향민들이 고향 땅을 밟지 못한지도 어느덧 50여 년이 지났습니다.
고향과 가족을 그리며 설 명절을 보내야 하는 실향민들은 오늘도 통일을 기원하며 망향제를 올립니다.
mbn 뉴스 박명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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