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순의 혐의가 또 드러났습니다. 보험금을 노리고 장모 집에 불을 질러 부인과 장모를 숨지게 한 방화 혐의를 검찰이 확인했습니다.
사건 당시 경찰은 이를 놓쳐 연쇄살인을 막지 못했습니다.
정원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유류통으로 추정되는 용기 앞바닥에 비해 주변부가 까맣게 탔습니다.
이는 전형적인 방화에서 볼 수 있는 것이라고 검찰은 밝혔습니다.
냉장고와 천정에도 방화의 정황이 짙습니다.
자연 화재는 층을 지어 그을음이 남지만, 휘발성 물질을 사용하면 긴 물결 모양의 그을음이 남고 천정도 바닥에서 곧바로 강한 불이 올라와 태웁니다.
당시 소방관이 불을 물로 끄지 못해 이불로 덮어 끈 것도 방화 가능성을 높입니다.
▶ 스탠딩 : 정원석 / 기자
- "하지만 3일 뒤, 국과수가 찍은 사진에는 플라스틱 용기와 이불이 사라졌습니다. 검찰은 강호순이 사건 당일 현장을 다시 찾았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강 씨의 현장 훼손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강호순은 연기를 마시고 기절한 뒤 깨어나 방범창을 발로 차고 탈출했다고 진술했지만, 당시 상황과 모순됩니다.
▶ 인터뷰(☎) : 이정빈 / 서울의대 법의학교수
- "다시 깬다는 게 그 상황으로 봐서는 살 수가 없지. 왜냐면 연기는 더 많아지는데."
또 방범창 나사못을 공구로 끊었다고 진술했지만 끊었던 흔적조차 없습니다.
방화 정황이 충분한데도 당시 경찰은 강호순의 진술을 토대로 초반 수사에 소홀했습니다.
뒤늦게 강호순의 보험 사기를 의심해 조사를 시작했지만, 현장은 이미 훼손된 뒤였습니다.
▶ 인터뷰 : 손영배 / 안산지청 검사
-"국과수에서 감식 결과에 대한 사진 대조 작업도 충분히 이뤄지지 못한 것 같고 국과수에서는 현장 훼손된 상태에서 모기향이 있었다고 하니까…."
2005년 당시 경찰의 미흡한 초동 수사가 희생자를 늘리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검찰은 강호순에게 7명을 살해한 혐의에다 불을 지른 혐의를 추가해 구속 기소했습니다.
mbn뉴스 정원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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