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시장의 현주소를 짚어보는 기획 취재, 세 번째 순서입니다.
외국어고 등 특목고에 들어가기 위해 초등학교 때부터 준비하는 학생들이 갈수록 늘고 있는데요, 더욱이 국제중학교 입시까지 생기면서 매일 밤늦게까지 사교육에 파묻혀 사는 학생들이 적지않습니다.
보도에 박명진 기자입니다.
【 기자 】
국제중을 준비하는 한 학생의 일주일 시간표입니다.
「영어와 수학 그리고 음악 학원을 다니고 아이스하키까지 배우니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합니다.
여기에 학원에서 내주는 숙제까지 하게 되면, 하루 평균 6시간 넘게 방과 후 공부를 하는 셈입니다.」
▶ 인터뷰 : 최현제 / 서울 강남 대모초교 6학년
- "더 공부 잘하는 친구들과 더 열심히 경쟁할 수 있기 때문이고요. 고등학교, 대학교를 더 좋은 데로 갈 수 있기 때문이에요."
서울 강남에 있는 한 영어학원입니다.
학생들이 외국인 선생님과 영어로 자유롭게 대화합니다.
국제중 준비반에 들어가려면 영어 시험만 세 번 치러야 하기 때문에, 이를 통과한 학생들의 영어 실력은 고등학생 수준입니다.
▶ 인터뷰 : 조현희 / 서울 봉은초등학교 6학년
- "하루에 6시간씩 공부하는데 그게 좀 힘들지만 그래도 국제중에 들어가려면 열심히 해야 할 것 같아요."
▶ 스탠딩 : 박명진 / 기자
- "이 학원에 다니는 아이들의 절반 이상은 이미 외국에서 살다 온 경험이 있습니다. 하지만, 국제중에 들어가기 위해 매일 학교가 끝난 뒤 3시간씩 공부합니다."
입학 경쟁이 이처럼 치열한 것은 국제중이 마치 외고나 특수목적고처럼 명문대 진학을 위한 통과 과정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난해부터 강남지역에는 국제중 입시 대비반을 운영하는 학원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습니다.
▶ 인터뷰 : 이해림 / D학원 국제중 전략팀장
- "솔직히 말씀드리면 어머님들의 생각은 글로벌 리더라기 보다는 상급학교 진학에 용이해서 국제중을 선택하는 부모님들도 있어요. 예를 들자면 외고나 국제고등학교 정도…"
당초 국제중학교의 설립 목적은 국제적 소양을 갖춘 이른바 '글로벌 인재'를 양성한다는 것.
하지만 이런 취지와는 달리 국제중은 또 다른 입시 경쟁과 사교육 부담을 키우는 시장 왜곡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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