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5월입니다만 어린이와 노인 등을 대상으로 한 강력 범죄가 잇따르면서 우울한 요즘입니다.
70대 독거노인이 바로 옆집에 사는 이웃에게 단돈 700원 때문에 살해되고, 초등학생이 귀갓길에 괴한에게 습격당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정원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서울에 사는 22살 한 모 씨는 PC방 비용을 훔치기 위해 옆집에 홀로 사는 79살 공 모 씨 방에 몰래 들어갔습니다.
공 씨가 인기척을 느끼고 소리를 지르자 한 씨는 흉기로 공 씨를 수차례 찔러 숨지게 했습니다.
하지만, 공 씨가 품에 지니고 있던 전 재산은 단돈 700원뿐이었습니다.
지난달 일어났던 이른바 '700원 할머니' 사건입니다.
▶ 인터뷰 : 한 모 씨 / 피의자
- "(왜 죽이신 거에요?) 죄송합니다."
한적한 대낮의 주택가 골목길입니다.
지난달 30일, 초등학교 5학년 여학생이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가다 괴한에게 습격을 당했습니다.
어디론가 납치하려던 괴한을 피해 달아나려다 흉기에 찔린 것입니다.
▶ 인터뷰 : 피해 어린이 친구
- "저희 동네에서 일어난 일이어서요. 저희 엄마 아빠가 어린이날인데 못 나가게 하고요. 밖에 나가기 무서워요."
지난 3일에는 서울 강남의 60대 슈퍼마켓 주인이 장을 보러 온 12살 여자 어린이를 백여 차례 넘게 성추행하고 3번 성폭행했다가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습니다.
▶ 스탠딩 : 정원석 / 기자
- "가정의 달을 맞이했지만, 노인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강력범죄는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실제로 노인과 어린이 등 약자를 대상으로 한 강력 범죄는 2005년부터 꾸준히 늘었습니다.
특히, 7살부터 20살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범죄가 계속 증가 추세입니다.
▶ 인터뷰 : 이윤호 / 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 "노인 인구가 증가하기 때문에, 노인이 가해자인 경우도 또 노인이 피해자인 경우도 노인과 관련된 범죄가 증가할 수밖에 없고요. 요즘 아이들은 집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는 것, 그래서 범죄 위험에 노출된 정도가 높아졌다는 것…."
한창 바깥에서 뛰어놀 시간에 범죄의 손길을 피해야만 하는 어린이들과, 바로 옆집 사는 이웃도 믿기 어려운 우울한 현실.
가정의 달을 맞은 5월의 우리 사회의 한 단면입니다.
mbn뉴스 정원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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