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차 벽으로 폐쇄됐던 서울광장이 12일 만에 다시 시민들 품 안으로 돌아왔습니다.
경찰이 차벽을 빼기로 한데는 공권력 남용이라는 비판 여론을 의식한 데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정원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오전 5시 40분.
서울광장을 가로막고 있던 전경 버스 30여 대가 하나 둘 빠져나가기 시작합니다.
12일 동안 폐쇄됐던 서울광장이 다시 제모습을 드러내기까지는 채 10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탁 트인 잔디밭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내고, 광장은 다시 개방됐습니다.
출근길에 오른 시민들은 잠시 어리둥절해하면서도 파란 잔디밭을 보며 흐뭇해했습니다.
▶ 인터뷰 : 박경봉 / 서울 화곡동
- "서울광장이 생기고부터 잔디 보는 맛에 출근하는 길이 참 좋았거든요. 어느 날 차벽이 생기니까 위험하고 답답하고 너무 불편했어요. 오늘 차 벽이 없어졌다 하니까…."
자전거를 타고 나온 시민들도 오랜만에 자유롭게 광장을 누볐습니다.
▶ 인터뷰 : 강공운 / 서울시 장충동
- "확 트여 있으니까 자전거 타기도 좋고, 기분도 상쾌하고 왔다갔다하는 데 지장도 없고 아주 좋았어요."
경찰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일이었던 지난달 23일부터 서울광장을 차벽으로 봉쇄했고, 국민장이 거행된 지난 29일 하루 동안 차 벽을 없앴다가, 행사가 끝난 후 다시 차벽을 쳐 광장을 막아왔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공권력 남용이라는 비판여론이 거세지자 이를 의식한 듯 개방을 결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대학교수들이 잇따라 시국선언을 발표하는 등 지식인과 시민사회단체가 한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도 큰 부담이 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번 서울광장 개방으로 일단 정부가 한발 물러섰지만, 오는 10일로 예정된 '6.10항쟁 22주년 맞이 범국민대회'에는 어떤 대응책으로 맞설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정원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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