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의 고급 예식장을 돌면서 축의금을 가로챈 6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친척 행세를 하며 축의금을 훔쳤는데, 범행 장면이 CCTV에 찍히면서 덜미를 잡혔습니다.
이기종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결혼식 시작 20분을 남기고, 식장 입구에서는 축의금을 내려는 하객들로 분주합니다.
잠시 후 모자를 쓴 한 노신사가 나타나 하객들에게 식권을 나눠주며 신랑의 친척 행세를 합니다.
한 여성에게 방명록을 대신 써주겠다며 축의금 봉투를 넘겨받고는, 축의금 봉투를 양복 안주머니에 슬쩍 챙겨 넣고 유유히 식장을 빠져나갑니다.
또 다른 예식장, 이 남성이 같은 수법으로 축의금을 받아 자리를 뜹니다.
16장의 봉투에 300만 원이나 들어 있었지만, 낸 사람도 받는 사람도 이를 알아채지 못합니다.
▶ 인터뷰 : A 씨 / 결혼식 하객
- "앞에서 돈 받는 사람이 셋이나 있었거든요. 복잡하니까 친척들이 돈을 받고 해주는 사람인 줄 알았어요."
60살 김 모 씨는 여러 장의 축의금 봉투를 한꺼번에 내는 이들을 주로 노려 지난 2월부터 6차례에 걸쳐 750만 원의 축의금을 가로챘습니다.
결혼식장 '축의금 털이'로 실형을 살았던 김 씨는 지난해 말 출소해, 축의금 액수가 큰 서울 강남의 고급 예식장만을 돌며 다시 범행을 시작했습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피의자
- "집안 친척같이 안내하고 그랬습니다. 봉투 받아 오면 옆에 채 갔다 놓고, 설명하는 동안에 그 사람이 가면 몇 장은 주고 몇 장은 넣고…"
경찰은 절도 혐의로 김 씨를 구속하고, 강남 일대 예식장에서 유사 범죄가 있었는지 수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기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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