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북한이 예고 없이 물을 흘려보내 임진강변에서 야영하던 6명이 강물에 휩쓸려 실종됐는데요.
이 과정에서 우리의 재해 대응체제는 총체적인 부실을 드러냈습니다.
이권열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연천군 임진교 부근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은 어제 새벽 5시쯤.
회사 동료와 가족들 7명이 불어난 강물에 휩쓸려 5명이 실종됐습니다.
아침 7시20분쯤에는 임진교에서 15킬로미터 떨어진 비룡대교 아래에서 낚시하던 김 모 씨도 강물에 휩쓸려 실종됐습니다.
실종자는 서강일 씨, 이경주 씨, 이 씨의 아들 이용택 군, 백창현, 이두현, 김대근 씨 등 6명입니다.
▶ 인터뷰 : 이영일 / 현장 목격자
- "계속 물이 불어나서 이게 무슨 상황인지도 우리는 몰랐고, 너무 갑자기 불어나서 조금 지나면서 버틸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상황을 벗어나서 물에 잠기니깐 그때부터는 당황스러웠죠."
휴일 대참사 원인은 북한이 통보 없이 물을 흘려보냈기 때문이지만, 우리 측의 부실한 대응도 원인이 됐습니다.
수자원공사가 설치한 무인경보시스템은 먹통 상태여서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습니다.
수위가 3미터를 넘으면 경계경보를 내게 돼 있지만, 아침 7시에야 경보시스템이 작동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천군도 폐쇄회로 TV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임진강 수위가 최고조에 이른 새벽 6시10분에야 첫 안내방송을 했습니다.
육군도 초병이 새벽 3시쯤 갑작스런 수위 상승을 보고해, 훈련 중이던 전차를 이동시켰지만 정작 민간인도 대피하라고 알리지 않았습니다.
전차 한 대가 물에 잠기는 피해를 본 육군은 '민간인 대피는 군 통제권이 없어 별다른 대처를 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왜 긴급 상황을 알리지 않았는지 의문이 일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권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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