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안이냐 수정이냐, 거듭되는 논란 속에 세종시 건설사업에서 민간 건설사들이 하나둘씩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고향을 내준 지역 주민들의 민심도 들끓고 있습니다.
이기종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충남 연기군 세종시 건설 부지입니다.
규모는 서울의 절반 크기, 이 가운데 현재 정부청사 예정지와 첫 마을 구역에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입니다.
지난 2007년 착공한 뒤 토지보상비용 4조 2천억 원 등 모두 5조 4천억 원이 들어갔습니다.
▶ 인터뷰 : 강병국 /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대변인
- "애초 계획된 공사 일정대로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현재 예산도 24퍼센트가 집행되는 등 정상 추진일정에 큰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민간건설사들이 정부청사 주변으로 조성하는 시범단지 사업은 사실상 중단됐습니다.
12개 건설사 가운데, 입지가 가장 좋은 곳으로 평가됐던 곳에 아파트를 짓기로 한 S 건설사를 포함해 두 곳이 계약을 아예 포기했습니다.
나머지 10곳도 중도금을 내지 않고 있습니다.
▶ 스탠딩 : 이기종 / 기자
- "행복도시 계획이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민간 건설사들은 속속 사업에서 손을 떼고 있습니다. 지역 주민들의 불안과 불만도 커지고 있습니다."
세종시 예정부지로 지난 2006년 토지수용이 마무리된 양화리, 100여 가구의 주민들이 남아 토지공사에서 수용된 땅을 다시 빌려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수십 년간 살아온 고향땅을 내준 주민들은 분통이 터집니다.
▶ 인터뷰 : 임붕철 / 양화리 이장
- "정부가 하는 거니까 어쩔 수 없지 않으냐 해서 양보를 했어요. 그러면 정부가 우리한테 한 약속을 지키는 게 도리라고요."
▶ 인터뷰 : 전성구 / 양화리 주민
- "복합도시든 기업도시든 오려면 빨리 와야 하고, 질질 끌면서 주민들만 애가 타고 있어요."
고향을 떠나 우울증까지 겪었던 황정익 씨는 세종시가 건설되는 대로 자신이 살던 땅으로 돌아갈 생각에 가까운 조치원에 터전을 잡았습니다.
▶ 인터뷰 : 황정익 / 세종시 부지 종촌리에서 이주
- "여기에 이사를 올 때는 대다수 고향으로 돌아가겠다. 이런 마음으로 이사를 왔는데, 정부에서 자꾸 미루다 보니까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다들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행정수도 논란을 시작으로 세종시 건설까지 벌써 7년, 오락가락하는 정책으로 지역민심은 들끓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기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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