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풀리지 않았던 2건의 미제 살인 사건의 범인이 경찰 불심검문으로 붙잡혔습니다.
성 도착 증세를 보이는 범인이 컴퓨터에 모아둔 신분증 사진이 결정적인 단서가 됐습니다.
이기종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서울 광진구 아차산의 한 약수터.
지난 95년 10월, 58살 김 모 씨가 실종 이틀 만에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살해된 김 씨는 약수터에서 20m가량 떨어진 풀숲 사이에 옷이 벗겨진 채 유기됐습니다.
▶ 스탠딩 : 이기종 / 기자
- "당시 경찰은 6개월 동안 대대적인 수사를 벌였지만, 범인을 붙잡지 못했습니다."
지난 2001년에는 서울 광진구의 한 단독주택에서 31살 정 모 씨가 살해됐습니다.
범행 후 불을 질러 증거도 남지 않았고, 이 사건 역시 미제로 남았습니다.
지난달 26일, 경찰의 불심검문에 37살 이 모 씨가 붙잡히면서 두 살인사건의 실마리가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이 씨의 컴퓨터에서 피해자의 주민등록증 사진 파일을 발견했고, 추궁 끝에 이 씨가 범행을 자백했습니다.
▶ 인터뷰 : 이 모 씨 / 피의자
- "죄송합니다. 피해자 가족들에게 (미안합니다.)"
이 씨는 약수터에서 말다툼 끝에 김 씨를 살해했고, 정 씨의 경우 집에서 정 씨를 강제 추행하다 반항하자 목 졸라 숨지게 했습니다.
이 씨의 집에서는 훔친 여성 속옷과 포르노 동영상 수천 개, 피해여성들의 신분증이 발견됐습니다.
▶ 인터뷰 : 김승환 / 서울 광진경찰서 형사과장
- "어려운 가정형편, 초년시절의 성피해 경험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올바른 인격형성이 안 되고, 성도착적인 사이코패스적인 성향을 보인다고 진단됐습니다."
경찰은 2건의 살인과 추가로 밝혀진 강절도 7건 외에도 여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기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