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절도가 도를 넘고 있습니다.
동자석이나 문인석은 말할 것도 없고 최근에는 비석까지 절도의 표적이 되고 있습니다.
제주방송, 고태일 기자입니다.
【 기자 】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리에 세워진 한 열녀비.
조선 헌종 9년인 1843년에 지역의 열녀 고 씨 부인을 칭송하려고 세운 비석입니다.
문화재로 지정된 것은 아니지만, 역사성을 갖고 있는 독특한 사료로 향토유산을 뜻하는 '비지정 문화재'로 꼽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열녀비는 애초에는 비의 대문이라 할 수 있는 '석비각'에 둘러싸여 있는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석비각이 통째로 없어진 것을 후손들이 발견해 신고했습니다.
▶ 인터뷰 : 윤봉택 / 서귀포시 문화재담당
- "돌로 비각을 세워서 풍화에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종친회에서 문서로 접수해 문화재청에 보고했습니다."
다공질 현무암으로 만든 비각은 다른 지역의 화강암 비각에 비해 미관상으로도 뛰어나 조경용으로 특히 인기가 높습니다.
하지만, 열녀비처럼 비지정 문화재는 행정 당국에서도 뚜렷한 관리대책이 없습니다.
▶ 스탠딩 : 고태일 / KCTV 기자
- "이런 비지정 문화재의 경우 체계적인 관리가 어렵다 보니 도난과 훼손의 위험에 항상 노출돼 있습니다."
▶ 인터뷰 : 윤봉택 / 서귀포시 문화재담당
- "지정된 문화재를 자르거나 훼손했을 때는 엄하게 다스릴 수 있지만…."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서귀포시 지역의 비지정 문화재는 8백여 개.
동자석은 물론 문인석에 이어 이제는 열녀비까지 절도범의 표적이 되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습니다.
KCTV 뉴스 고태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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