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가 지독한 ‘엇박자’ 야구의 악몽을 드디어 씻어냈다. 올 시즌 처음으로 투타의 밸런스가 완벽한 조화를 맞췄다.
LG가 시원하게 그동안의 부진을 털어냈다. LG는 지난 2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9-1 완승을 거뒀다. 이날 거둔 1승의 의미는 그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 김기태 LG 감독이 꿈꾼 삼박자가 딱딱 들어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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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투타 기록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LG는 시즌 3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98로 삼성(3.61)에 이어 2위에 올라있고, 팀 타율은 0.278로 4위다. 팀 기록만 놓고 보면 상위 클래스다. 그런데 팀 성적은 16승21패로 7위에 머물러있다. 납득하기 힘든 심각한 불균형이다. ‘엇박자’ 야구의 단면이다.
올 시즌 3연패를 당했던 삼성과의 악연을 끊으면서 LG가 얻은 소득은 값졌다. 완벽한 투타의 밸런스를 잡았다는 것이 가장 큰 소득. LG는 불펜 필승조를 두고도 선발 불안으로 놓친 경기가 부지기수였다.
특히 두 외국인투수 레다메스 리즈와 벤자민 주키치의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리즈는 타선 지원이 없는 불운도 있었지만, 이닝이터 역할을 못해냈다. 3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했지만, 2연승 뒤 6연패의 늪에 빠져 허덕였다. 주키치도 평균자책점 5.02, 1승3패를 기록한 뒤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수모도 겪었다.
드디어 리즈가 에이스로 돌아왔다. 이날 리즈는 9이닝 3피안타(1홈런) 3볼넷 1실점으로 6연패의 사슬을 끊고 3승째를 올렸다. 올 시즌 첫 완투승. 에이스의 진가를 보여준 완벽투였다. 김기태 감독도 “리즈가 에이스다운 투구를 해줬다”며 오랜만에 활짝 웃었다. 리즈의 호투는 23일 1군 복귀전을 치르는 주키치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LG는 ‘똑딱이’ 타선의 불명예도 씻었다. 돌아온 권용관이 친정 재입단 이후 647일 만에 솔로포를 터뜨렸고, 문선재가 데뷔 첫 아치를 그렸다. 중심타선에서 터진 홈런은 아니었지만, 그만큼 가치 있는 한 방이었다. 김 감독은 “문선재와 권용관의 홈런 덕분에 편안한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평했다. 맞다. 한 방이 없었던 LG를 편안하게 이끈 시즌 12, 13호 홈런이었다.
테이블세터와 중심타선의 조화도 이뤄졌다. 이대형이 4경기 연속 안타를 신고했고, 오지환은 4타수 2안타 2득점으로 확실한 역할을 해냈다. 정의윤도 5타수 2안타 1타점, 이병규(9번)는 4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으로 캡틴다운 맹타를 휘둘렀다. 대타로 나선 박용택도 팀 배팅으로 1타점을 올리는 집중력을 보였다. 응집력의 완성품이었다.
LG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또 승패 ‘-5’를 맞췄을 뿐이다. 하지만 아직 4강권과 격차가 크게 벌어지진 않았다. 4위 두산 베어스와는 4경기차다. 6월에는 부상병들도 돌아온다. 팀내 타격 컨디션이 가장 좋았던 이진영과 주전 포수 현
그런 의미에서 ‘천적’ 삼성을 상대로 뽑아낸 투타 밸런스의 궁합은 반갑기만 하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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