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아들의 해외 파병 복귀를 기다리고 있는 부모가 경기 시작 전 인터뷰를 한다. 어머니가 아들을 자랑스러워하며 보고 싶다는 말을 하는 사이, 뒤에서 군복을 입은 아들이 웃으며 등장한다. 어머니는 환호성을 지르며 아들의 품에 안겼다. 지난 5월 25일(한국시간) 다저 스타디움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해외 복무를 마치고 돌아 온 브랜든 닐 중위가 다저스와 함께 5주간 준비한 ‘깜짝 행사’였다.
같은 달 17일 미국 대륙 건너편 플로리다 템파의 트로피카나 필드에서도 감동적인 이벤트가 있었다.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됐던 윌리엄 아담스 중령이 딸과 감격적인 상봉을 했다. 아버지가 딸이 시구하는 자리에 몰래 포수로 등장해 공을 받았고, 마스크를 벗은 아버지를 본 딸은 그대로 달려가 그의 품에 안겼다. 딸은 방송 인터뷰에서 떨리는 목소리로 “꿈을 이루게 해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남겼다.
한국도 군대와 깊은 연관이 있는 국가다. 신체 건강한 성인 남성들은 거의 대부분 군대를 경험한다. 군대를 가지 않더라도 가족 중 누군가는 군대를 다녀온다. 대한민국 국적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직간접적으로 군대의 영향을 받게 되어 있다. 선택이 아닌 의무 복무이기 때문에 미국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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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을 끌어 모으기 위해 독특한 시도를 한 것은 박수 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이런 모습이 얼마나 관중들의 공감을 이끌어냈을지는 미지수다. 이 팀만이 아니다. 한국 프로스포츠에서는 너무 쉽게 경기를 ‘전쟁’에 비유하고, 선수들을 ‘전사’에
‘전쟁’보다는 ‘전쟁 속 휴머니즘’을 그리는 전쟁 영화가 관객들의 공감을 사고 수작으로 평가받는다. ‘호국 보훈의 달’인 6월, 휴머니즘의 스토리가 팬들의 공감을 사는 경기장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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