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뉴욕 브롱크스) 김재호 특파원] 류현진과 구로다 히로키의 선발 맞대결이 갑작스럽게 성사됐다. 맞대결 성사의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구로다의 선택. 그 배경은 무엇일까.
류현진은 19일(한국시간)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 선발 투수에 내정됐었다. 그러나 경기가 비로 연기되면서 20일 더블헤더 1차전으로 일정이 변경됐다.
여기서 갑자기 반전이 일어났다. 20일 경기 등판 예정이었던 구로다가 필 휴즈와 순서를 바꿔 더블헤더 2차전이 아닌 낮에 열리는 1차전 등판을 선택했다. 덕분에 류현진과 구로다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 |
구로다 히로키가 20일 더블헤더 경기에서 낮 경기를 택했다. 류현진이 아닌, 낮 경기를 택했을 가능서이 높다. 사진= 한희재 특파원 |
류현진과 맞대결을 원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시기가 약간 애매하다. 구로다가 1차전 선발을 결정한 시기는 19일 경기 취소가 발표된 직후.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이 더블헤더 선발 운영에 대한 계획을 말하기 전이다. 상대 선발을 보고 등판 경기를 정했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낮 경기를 원했다’는 말의 뜻 자체를 받아들이면 조금 이해가 간다. 구로다는 2011년 양키스 이적 이후 낮 경기 성적이 좋았다. 33경기에서 16승 11패 평균자책점 3.32를 기록한 지난해 낮에는 8경기에서 5승 2패 평균자책점 1.99를 기록했다.
이번 시즌도 다르지 않다. 14경기에서 6승 5패 평균자책점 2.78을 기록 중인 그는 낮에 치른 4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54를 기록 중이다. 시즌 첫 승을 올렸던 4월 9일 클리블랜드전(5 1/3이닝 5피안타 3실점), 시즌 5승을 챙겼던 5월 13일 캔자스시티전(7 2/3이닝 6피안타 2실점)이 낮 경기였다.
낮 경기의 숫자가 절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낮에 강하다는 결론을 쉽게 내릴 수는 없다. 그러나 좋은 기억이
원인이 무엇이든, 구로다는 결과적으로 류현진을 택한 꼴이 됐다. 구로다의 선택은 악수일까 신의 한수일까. 결과는 20일 새벽에 알 수 있다.
[greatnemo@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