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상암) 임성일 기자]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K리그 스타는 팬투표 1위에 빛나는 터프가이 김남일도, 수원의 푸른 불도저 정대세도, 국가대표팀에서 돌아온 김신욱이나 정성룡이나 박종우도 아니었다. ‘간 때문이야’라는 CM송과 함께 ‘연예인급’ 지위를 누리고 있는 FC서울의 측면 수비수 차두리였다.
한국프로축구연맹과 스탠다즈차타드은행은 K리그 올스타전을 하루 앞둔 20일 오전 서울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축구 꿈나무 80여명을 초청해 ‘스탠다다츠타드은행과 K리그 올스타가 함께 하는 유소년 축구 클리닉’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K리그 올스타들 중 어린이들의 가장 많은 환호를 받은 선수는 차두리였다.
![]() |
미래의 축구 꿈나무들과 K리그 올스타들이 만났다. 이 자리에 참석한 차두리가 최용수 감독에게 충성을 맹세하면서 선배 김남일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사진(상암)= 김재현 기자 |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마이크를 잡은 차두리는 “올스타전에 선정돼 무척이나 영광이다”라면서 “앞으로 10년 뒤, 15년 뒤에도 이런 자리에서 미래의 꿈나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간단한 인사 뒤 진행자의 짓궂은 질문이 차두리를 향했다. 내용은, 한국의 축구 선배들 중 개인적으로 가장 존경하는 선수가 누구냐는 물음이었다. 아버지이자 한국축구의 레전드인 차범근 해설위원이 지켜보던 사람들의 머리 속에 떠돌 때, 차두리는 재치 있는 답변으로 좌중을 웃음으로 빠뜨렸다.
차두리는 “여러 훌륭한 선배님들이 많아서 한 분을 꼽기는 어렵지만”이라고 말하면서 고개를 돌려 “저는, 최용수 선배님을 가장 존경한다”는 기막힌 답변을 전했다. 소속팀 FC서울의 감독이자 이번 올스타전에서 ‘K리그 클래식팀’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최용수 감독을 의식한 답변이었다.
재치 있는 입담에 폭소가 터질 때 옆에 서 있던 선배 김남일이 차두리의 몸을 밀치면서 장난을 걸었다. 맘에도 없는 소리하지 말라는 장난 섞인 타박에 차두리는 마이크를 양손에 쥐고 최용수 감독을 향해 허리를 숙이면서 ‘충성’을 맹세했다.
유쾌한 입담으로 큰 웃음을 준 선수들은 이후 각 조별로 흩어져 미래의 꿈나무들에게 축구 기본기를 직접 전수하면서 뜻 깊은 시간을 가졌다.
한편 2013년 K리그 올스타전 본 행사는 21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K리그 출범 30주년을 기념해 1부리그인 K리그 클래식 팀과 2부리그인 K리그 챌린지 올스타간의 격돌로 펼쳐지는 이번 올스타전에는 기성용 이청용 구자철 윤석영 등 K리그 출신 유럽파들도 참가, 행사를 빛낼 예정이다.
[lastuncle@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