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이 정도면 ‘만루 대처의 달인’이라 할 만하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놀라운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류현진은 25일(한국시간)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린시스코와의 경기에서 6 2/3이닝 8피안타 4볼넷 2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2.85로 2점대를 유지했다.
특히 이날 경기에서 가장 빛났던 부분은 두 차례 만루 위기를 넘긴 장면이었다. 3회 안타 2개와 볼넷 1개로 2사 만루를 허용했지만, 브랜든 크로포드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았다. 5회에도 볼넷 1개와 안타 2개를 내줬지만, 역시 크로포드를 상대로 투수 정면 땅볼을 유도, 병살 처리했다.
류현진이 만루 위기에서 강한 비결에 대해 입을 열었다. 사진(美 로스앤젤레스)= 한희재 특파원 |
하지만 단순한 운으로 치부할 수는 없다. 류현진은 만루에서 강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7차례 만루에서 한 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았다. 적지 않은 안타를 허용하면서도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2자책 이하) 행진을 이어갈 수 있는 비결이 여기에 있다.
류현진은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그는 만루 위기에서 강한 비결로 ‘낮은 제구’를 꼽았다. “2아웃 때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던진다”며 입을 연 그는 “1아웃에서는 무조건 삼진 아니면 내야 땅볼을 생각하고 낮게 제구한다”고 말했다.
보통은 땅볼을 유도할 때 투심 패스트볼을 사용한다. 그러나 류현진은 이를 사용하지 않는다. 이날 경기에서는 슬라이더로 범타를 유도했다.
만루 상황에서 사용하는 구질에 대해 그는 “만루 상황에서 병살을 유도할 대 주로 포심 패스트볼을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볼끝의 움직임이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greatnemo@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