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한국 남자농구대표팀을 이끄는 유재학 감독이 장고에 들어갔다. 마지막 옥석 가리기가 고민이다. 다음달 대만서 열리는 윌리엄존스컵대회가 최종 선택 평가전이다. 유 감독은 보험과 모험의 갈림길에 섰다.
대표팀은 8월1일 개막을 앞둔 2013 FIBA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를 위해 진천선수촌에서 합숙훈련을 하고 있다. 13명의 예비 엔트리를 구성한 대표팀은 부상 중인 이종현을 제외한 12명이 윌리엄존스컵에 참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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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농구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유재학 감독이 오는 8월 필리핀에서 열리는 2013 FIBA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에 참가할 최종 엔트리 12명 선발을 놓고 장고에 들어갔다. 사진=서민교 기자 |
현재 대표팀에서 무조건 탈락할 선수는 이승준과 문태영 중 한 명이다. 국제농구연맹(FIBA) 규정상 귀화혼혈선수는 1명밖에 참가할 수 없다. 이승준과 문태영은 장단점이 뚜렷한 선수들이다. 누구보다 유 감독이 잘 안다.
이승준은 2007-08시즌 외국선수(당시 에릭 산드린) 신분으로 울산 모비스에서 뛰었고,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으로 유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 높이가 최대 강점이다. 뛰어난 운동능력과 204cm의 신체조건은 국제무대에서도 통했다. 아시안게임에서 보여준 수비 능력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확실한 공격 옵션은 아니다. 포스트업에서 약점이 있다. 또 아시아권에서 이미 전력 노출이 된 상태다.
반면 문태영은 숨겨진 히든카드다. 한 번도 대표팀에 발탁된 적이 없다. 국내 프로농구에서는 이미 득점력을 입증했다. 지난 시즌 모비스에서 유 감독의 조련을 받으며 우승을 이끌었다. 대표팀의 취약한 포워드 라인에서 해결사 역할을 해줄 선수다. 하지만 대표팀의 유기적인 수비 조직력을 얼마나 소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 높이 보강을 포기해야 하는 모험을 해야 한다.
유 감독은 “이승준과 문태영은 둘 다 매력이 있는 선수들이다. 하지만 둘 중 한 명을 선택해야 한다. 이승준은 대표팀에서 정말 열심히 하는 선수다. 반면 문태영에 대해선 거의 모른다. 히든카드로 쓸 수 있다”고 했다.
약 한 달 동안 진행된 합숙훈련을 통해 유 감독은 누구의 손을 들어주고 있을까. 유 감독은 “지금은 이승준으로 무게 중심이 쏠려 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하지만 “존스컵에서 둘의 경기력을 본 뒤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모험과 보험 사이의 갈등은 또 있다. 6명으로 꾸려진 가드진을 그대로 가져가느냐에 대한 물음표다. 대표팀은 13명 예비 엔트리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6명(양동근 김태술 박찬희 김선형 김민구 조성민)이 가드로 이뤄져 있다. 앞선부터 강력한 압박 수비로 승부수를 띄우기 위한 유 감독의 묘수다.
하지만 유 감독의 고민은 확실한 슈터의 부재다. 믿고 맡길 슈터가 조성민 한 명밖에 없는 것이 대표팀의 현실이다. 유 감독은 “골밑에서 승부를 볼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외곽이 터져야 하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전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답답한 심정을 드러냈다.
추가 합류 가능성이 있는 후보는 고려대 슈터 문성곤이다. 유 감독에게 낙점을 받지 못했지만, 폭발적인 슈팅력만큼은 유 감독도 인정하고 있다. 단지 이번 합숙훈련 기간에 기복이 심했던 것이 문제. 유 감독은 “이번 존스컵에서 6명의 가드로 돌려 뛰어본 뒤 이대로 갈지 결정을
반면 기대를 모았던 고려대 포워드 이승현은 이번 대표팀에 추가 합류할 가능성이 낮다. 유 감독은 “신장과 슛 거리 등 애매한 부분이 많다. 국제대회에서 당장 활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min@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