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7월초, 위기의 순간 마주한 SK와 KIA는 사이좋게 ‘제물’이 됐다. 1승씩을 나눠가지면서 KIA는 4연패를, SK는 3연패를 탈출했다. 그러나 마냥 웃기 어려운 SK와 KIA다. 상처는 더욱 도드라졌고, 더욱 곪았다. 아프기만 더욱 아프다.
지난 2일과 3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두 팀의 맞대결은 ‘졸전’이었다. 좋게 표현하면, 끝까지 손에 땀을 쥐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그 경기가 명승부가 되는 건 아니다. KIA와 SK는 현재 왜 4강 밖으로 밀려났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누구의 잘못도 아닌 스스로 그러했다.
SK는 타격이 문제다. 세밀함도 응집력도 떨어진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손쉽게 경기를 풀어가지 못하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
지난 2일 김진우가 8회 투구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난조를 보이자, 불펜을 가동했다. 6-2로 앞선 상황이었다. 4점차의 여유가 있었으나, 그 여유는 마운드 위에서 찾기 어려웠다. 긴박했다. 신승현, 박경태, 박지훈을 잇달아 투입해 가까스로 위기를 벗어났다.
결국 그 상처는 하루 뒤 곪아 터졌다. 9회 끝내기 역전패를 당했다. 8회까지 120개의 공을 던진 선발 헨리 소사를 9회에도 고집했는데, 그만큼 마땅히 믿고 내세울 불펜 자원이 없었다. 앤서니 르루는 무사 2루 상황에 올라 끝내 결승타를 맞고 패전투수가 됐다. 시즌 3패째로 평균자책점은 4.50이 됐다. 20세이브로 구원 2위지만, 특급 마무리와는 거리가 멀다. 절대적인 신뢰는 깨졌다.
SK는 타격이 엉망이다. 팀 타율 2할6푼1리로 꼴찌 한화 이글스(2할6푼)에 가장 저조하다. 이만수 감독은 반격의 7월을 예고하면서 ‘방망이’가 살아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SK는 이틀간 6득점을 했다. 경기당 평균 3득점이다. 안타 17개를 쳤고 사사구 8개를 얻었다. 그나마 뒤늦게 몰아친 것이다. 5회까진 KIA 선발투수의 구위에 눌려 철저하게 고전했다.
KIA는 뒷문이 불안하다. 마무리 앤서니는 2경기 연속 패전투수가 됐다. 더 이상 절대적인 신뢰를 주기 어렵다. 사진=김재현 기자 |
SK는 득점권에 주자가 번번이 나갔지만 이들을 불러들이지 못했다. 2회 무사 1,2루 찬스에서는 번트를 하지 못해 2루 주자 이재원이 견제에 걸려 횡사했다. 9회 역시 1사 1,3루에서 스퀴즈 작전이 걸리면서 3루 주자 김강민이 주저앉아 아웃됐다.
요즘 1점 뽑기도 참 어려운 SK다. 지난주 LG 트윈스와의 3연전에서도 SK의 공격은 참
KIA나 SK나 서로의 상처는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아물지가 않고 있다. 되려 상처만 더욱 곪았다. 서로를 제물 삼아 연패를 끊었지만 마냥 기뻐할 수 없는 노릇이다. 뒷맛은 개운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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