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2013년 K리그 클래식이 18라운드까지 마쳤다. 갈림길까지는 8경기가 남았다. 여기서 말하는 갈림길이란 상하위리그로 분리되는 지점을 말한다.
14개 팀이 각각 홈&어웨이로 맞붙는 것이 끝나는 26라운드까지의 순위를 통해 우승을 다투는 상위그룹과 강등이 결정되는 하위그룹으로 나뉘어 잔여 시즌이 운영된다. 지난해 해봐서 다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시즌의 1차 희비는 바로 그 ‘커트라인’에서 크게 갈린다. 그 안에 들어가느냐 떨어지느냐에 따라 입장은 천지차이가 된다.
만약 지금 승점으로 상하위리그가 분리되면 성남은 서울에 골득실에 밀려 추락하는 일이 발생한다. 지금의 혼돈이라면, 분명 땅을 칠 팀이 생길 수밖에 없다. 사진= MK스포츠 DB |
통산 7회 우승에 빛나는 명가 성남은 “우리가 왜 하위리그에 있지?”라고 물어보다 결국 12위라는 최악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강등이 될 확률은 없고 그렇다고 올라갈 곳도 없던 그들은 좀처럼 동기부여를 찾지 못한 채 시즌 끝까지 방황으로만 시간을 보냈다. 신태용 감독은 시즌 종료와 함께 지휘봉을 내려놓아야했다.
요컨대 ‘1차 강등’ 지점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사실 진짜 강등의 위험을 느끼지 못하는 팀들에게는 하위리그로 떨어지는 8위가 곧 강등이다. 7위라는 커트라인에 들지 못하면 누군가는 지난해 성남 같은 방황을 반복할 확률이 높다. 문제는 ‘그 누군가’가 복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만큼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는 뜻이다. 혼전도 이런 혼전이 없다. 18라운드까지 끝난 1위부터 9위까지는 승점의 꼬리를 물고 촘촘하게 늘어선 형국이다.
울산(승점 34)이 드디어 1위까지 올라섰다. 하지만 2위로 내려선 포항(승점 33)과는 종이 한 장 차이다. 3위는 30점의 인천이다. 4위 전북도 5위 수원도 승점 30점이다. 하지만 인천이 1경기를 덜 치렀다. 만약 승리로 가정한다면 포항과 동급이다. 패하면 전북, 수원과 같은 위치다. 여기에 6위 제주까지 포함될 수 있다. 인천과 함께 1경기 덜 치른 제주의 승점은 27. 만약 부족한 1경기가 승리로 기록된다면 역시 승점 30점 고지를 밟는다. 혼돈이다.
상하위리그의 분수령인 7위 근처가 또 흥미롭다. 현재 7위는 승점 26점의 서울이다. 그런데 8위 성남도 승점 26점이다. 골득실에서 밀렸으니 차이는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 여기에 9위 부산은 승점 25점이다. 1경기만 치르면 순위표 어디로 올라가고 어디로 떨어질지 모르는 형국이다. 승점 20점의 전남, 승점 17점의 경남까지도 충분히 ‘커트라인’ 전쟁을 노릴 수 있는 위치다. 아직 포기는 이르다.
시즌의 2/3을 통과했는데 어떤 팀도 앞으로 치고 나가지 못하고 있으며 어떤 팀도 추락하지 않고 있다. 그만큼 물고 물리는 그림이 반복되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 시즌 경험했던 ‘1차 커트라인의 희비’에 대한 공포를 잘 알고 있기에 치열함은 더욱 뜨
누군가는 떨어져야한다. 만약 지금이 26라운드 종료시점이라면, 성남과 부산 입장에서는 땅을 칠 일이다. 앞으로 8라운드가 더 지난 뒤 누군가는 분명 땅을 칠 것이다. 지난해에도 4팀이 분기점을 앞둔 마지막 라운드에서 상하위리그 희비가 갈렸다. 올해는 더 심해 보인다.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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