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표권향 기자]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의 후반기 전망이 밝다. 개막 전 얇은 선수층이 약점으로 지적됐던 넥센은 더 이상 약팀이 아니다. 특히, 타선은 자원이 넘쳐난다. 어느새 주전과 백업 간의 미묘한 경계선이 사라졌다. 불� 튀는 선의의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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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스리그에서 완벽한 타격감을 가지고 1군에 올라 온 문우람이 김지수와 함께 새로운 테이블세터를 이루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넥센의 마운드는 다른 팀과 비교해 딱히 낫지 않다. 하지만 방망이는 매서웠다. 타율 4위(2할7푼4리), 홈런 1위(67개), 득점 2위(390점), 출루율 2위(3할6푼), 장타율 1위(4할8리) 득점권 타율 2위(0.295) 등 타선에서 주전과 백업의 완벽한 교차로 41승 1무 32패로 전반기 3위로 마쳤다.
초반 서건창과 장기영의 테이블세터는 서건창의 부상과 장기영의 체력저하로 인해 불안요소를 가져왔다. 그러나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퓨처스리그에서 기회를 노리던 문우람과 김지수가 1군에 올라온 뒤, 매서운 방망이를 휘둘렀고 엄청난 출루 본능을 일으켰다.
염경엽 감독은 특히 문우람을 “팀의 재산이다. 1군 적응기에 접어들었다”며 흐뭇해했다. 그러면서 무리하게 서건창을 타순에 배치시키지 않겠다고 했다. 지난해 신인왕 출신이며 올해 톱타자 겸 2루수 선발로 낙점됐던 서건창 또한 주전 자리를 보장받을 수 없다는 뜻이다.
중심타선에는 이택근, 강정호 대신 김민성, 오윤이 새로이 자리 잡았다. 좌완(3할2푼8리)과 우완(3할5리) 투수에게 3할 대 타율을 보유 중인 김민성은 3번 타자로서 타율 3할1푼6리를 기록하며 새로운 거포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 5일 LG 트윈스전을 시작으로 6경기 연속 안타를 때려내고 있는 오윤은 왼손투수에게 타율 4할3푼3리, 오른손투수에게 타율 3할2푼4리를 기록했다. 오윤은 상위(3할3푼3리), 중심(3할6푼7리), 하위(3할4푼2리) 등 타순을 가리지 않고 꾸준한 타격감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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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풀타임 소화와 중심타순의 부담감으로 부진했던 강정호는 하위타순으로 배치된 뒤 점점 회복세를 타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뿐만 아니라 더그아웃으로 눈을 돌리면 희망적인 요소가 많다. 이택근, 장기영, 조중근 등 타격에 일가견이 있는 타자들이 즐비하다.
염경엽 감독은 “우리 팀에는 특출난 선수가 없다”고 말했으나 충족한 타자 자원을 보유한 넥센이
전반기 3위, 1위 삼성 라이온즈와는 3경기차다. 더 올라갈 곳은 있고, 더 올라갈 방도도 있다. 개막 전 4강을 위협할 다크호스라는 평은 우습다. 막강 타선을 지닌 넥센은 이제 선두권 경쟁도 노려볼 만큼 된 강팀으로 거듭났다.
[gioia@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