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16년 만의 세계무대 진출을 노리는 유재학호가 목표 달성을 위해 단 한 경기를 남겨뒀다. 개최국 필리핀을 넘어야 한다. 텃세와 전력이 만만치 않다.
한국 남자농구대표팀이 10일 오후 9시30분(이하 한국시간) 필리핀 마닐라 몰오브아시아 아레나에서 열리는 2013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 준결승전에서 필리핀과 격돌한다. 내년 스페인 농구월드컵(전 세계선수권) 티켓이 걸려있는 진짜 승부다. 3위 안에 들어야 티켓을 획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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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농구대표팀이 10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2013 FIBA 아시아선수권대회 필리핀과의 준결승전을 앞두고 강한 각오를 드러냈다. 사진=아시아선수권 공동취재단 |
객관적 전력을 떠나 필리핀은 부담스럽다. 유재학 감독도 가장 껄끄러운 상대로 지목한 팀이다. 개최국 어드밴티지와 함께 경기 외적인 요소가 크게 작용할 수 있다. 1960년, 1973년 개최국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필리핀은 전력상으로도 강했지만, 무시할 수 없다.
필리핀은 특히 아시아에서도 농구 열기가 가장 뜨거운 국가로 꼽힌다. 국기(國技)도 농구다. 입석까지 2만명 가까이 수용할 수 있는 몰오브아시아 아레나는 필리핀 경기가 있는 날이면 상상을 초월하는 데시벨을 기록한다. 상대를 충분히 압도할 수 있는 분위기다.
심판 판정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최근 FIBA의 심판 판정은 꽤 공정해졌다. 하지만 개최국 어드밴티지는 불문율처럼 적용된다. 접전 상황에서 파울 콜 하나에 승부가 뒤집힐 수 있다. 한국이 초반부터 승부수를 띄어 최대한 점수차를 벌려야 한다.
한국의 선수단 분위기는 좋다. 대표팀 맏형들부터 부담을 버렸다. 이승준은 “원주 홈 경기장이라고 생각하고 더 즐기겠다”며 자신감을 보였고, 김주성도 “우리 선수들이 모두 잘하고 있다. 하던대로 하면 된다. 막다른 골목이라 생각하고 반드시 이기겠다”라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대표팀 주장 양동근도 ‘내일은 없다’라는 각오를 품었다. 양동근은 “우리 12명 모두 8강 카타르전부터 마지막 게임이라고 생각하고 뛰고 있다. 다음은 게임이 없다. 오늘 한 게임에 모든 것을 다 쏟자는 각오다”라며 “내가 잘해야 선수들이 편한데 거꾸로 된 것 같아 미안하다. 이제부터는 잘하겠다”고 밝혔다. 그래도 걱정이 됐는지 “홈 콜만 덜하면 좋을 텐데…”라며 공정한 경기를 기대했다.
이번 대표팀의 에이스로 급부상한 슈터 조성민도 필리핀전 평정심에 중점을 뒀다. 조성민은 “홈 팀이기 때문에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최대한 편안하게 할 생각이다. 목표를 위해 무조건 이기겠다. 경기 초반에 주도권을
유재학 감독은 필리핀전을 앞두고 “농구를 어떻게 하느냐가 아니라 마인드 컨트롤을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선수들이 얼마나 똘똘 뭉쳐 경기를 하느냐가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경기 시작 4시간을 앞둔 현재. 유 감독의 걱정스런 당부는 선수단에 이미 깊숙이 정신무장이 돼 있었다.
[min@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