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이상철 기자] 생애 첫 끝내기 홈런의 감흥은 이틀이 지났지만, 채 가시지 않았다. 프로야구 SK 와이번스 외야수 한동민(24)는 싱글벙글 거렸다.
13일 문학 KIA 타이거즈를 앞두고 만난 한동민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었다. 이틀 전인 11일 문학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9회 끝내기 홈런을 날리며 SK의 4-3 승리를 이끌었던 순간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이 홈런으로 SK는 4연승 행진과 함께 4강 진출의 불씨를 키웠다. 그리고 한동민에게는 타격 부진을 씻는 시원한 한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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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민은 지난 11일 문학 롯데전에서 9회 김승회를 상대로 끝내기 홈런을 쳐, SK의 4-3 승리를 견인했다. 사진=MK스포츠 DB |
한동민은 “한 20번은 본 것 같다. 내가 친 건데 (이렇게라도 해서)조회수를 올려야지”라며 활짝 웃었다.
3개월 전에도 극적인 홈런을 한 차례 쳤다. 지난 5월 8일 문학 두산 베어스전에서 10점차를 뒤집었던 역사적인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11-12로 뒤진 9회 오현택을 상대로 짜릿한 동점 홈런을 때린 것. 한동민의 홈런으로 동점을 만든 SK는 김성현의 끝내기 안타로 13-12로 이겼다.
통산 8개 홈런 가운데 절대 잊지 못할 홈런 2개다. 그래도 더 짜릿한 건 이번 끝내기 홈런이었다. 한동민은 “둘 다 좋기는 한데 이번 끝내기 홈런이 더 기분이 좋다. 지난 홈런은 (역전승을 위해)연결시키는데 집중했던 것인데, 이번엔 내 손으로 끝내지 않았나”라며 기뻐했다.
한동민은 경기 직후 최정(26)의 조언이 컸다고 고백했다. 한동민은 “9회 수비에서 ‘내가 끝내자’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다. 수비를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는데 (최)정이형이 기다리고 있더라. ‘느낌이 괜찮다. 직구가 오면 세게 쳐라’라고 조언했다. 초구 볼이 들어왔만 잘 참았다. 스스로 편하게 생각했고, (4구에)직구가 들어와 홈런을 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생애 최고의 날이었지만, 못내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 세리머니가 어설펐던 것. 타격을 한 뒤 공이 오른쪽 펜스 밖으로 넘어가는 걸 확인한 한동민은 헬멧을 손에 들고 베이스를 돌았다. 멋지게 헬멧을 내던지는 등 화끈한 세리머니를 해야 하는데 너무 밋밋한 게 아니었나라는 후회가 들기도 했다. 한동민은 “2루까지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2루를 돌면
끝내기 홈런을 때렸지만, 타격 부진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다. 한동민은 “타격이 안 되니 경직되더라. 타격 자세를 수정했는데 아직은 어색하다. 여전히 타격감은 좋지 않다”라며 “아직 많이 부족하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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