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5월, ‘송골매’ 송진우(한화 투수코치)가 잠실 LG전을 앞두고 더그아웃에서 쇠망치를 들고 손목운동을 하고 있다. 프로야구 선수가 아령이나 바벨 등 운동기구를 마다하고 쇠망치를 들고 운동하는 모습이 우스꽝스럽긴 하지만 송진우는 틈만 나면 무거운 쇠망치를 이용해 운동을 하곤 했다. 망치 자루의 끝부분을 잡아 무게감을 극대화 해 손목을 전후좌우로 움직이며 손목 근력을 키우는데 상당한 효과를 봤기 때문이다. 송진우는 “공을 던질 때 손목의 힘을 최대화시키기에는 더 없이 좋은 운동방법이다”라며 쇠망치 예찬에 침이 마를 정도였다. 극소수였지만 송진우 외에 타자들도 쇠망치를 이용해 운동을 하곤 했는데 LG 노찬엽이 그랬다. 당시 노찬엽은 배트 대신 쇠망치를 들고 위 아래로 들었다 놨다를 반복하는 운동으로 팔의 근력을 키우곤 했다. 이렇듯 송진우와 노찬엽은 쇠망치 애호가였다.
1989년 한화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한 송진우는 1992년 19승, 25세이브 포인트를 기록해 프로야구 최초로 다승과 구원 1위를 동시에 거머쥐는 진기록을 세웠다. 또한 2000년 5월 18일, 광주 해태전에서 프로 통산 11번째 노히트 노런을 기록해 ‘송골매’의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하지만 송진우 역시 세월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었다. 2009년까지 최고령 투수로 마운드를 지켰던 그는 계속된 부진으로 ‘송골매’란 명성에 걸맞는 피칭이 힘들어지자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2009년 은퇴를 선언했다. 프로야구 선수협회 초대 회장(1999년)을 맡아 프로야구 발전에 크게 기여한 그는 아직도 ‘영원한 회장님’으로 팬들이 기억 속에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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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 김재현 기자 / basser@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