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전성민 기자] 김진성(28, NC 다이노스)이 1군 마운드에 오르기까지는 참으로 긴 시간이 걸렸다. 2004년 2차 드래프트 6라운드로 SK에 입단했지만 이후 프로팀에서 두 번이나 방출됐다. 하지만 김진성은 포기하지 않았다. 9년이라는 시간을 야구만 바라보고 살았다.
2013년 4월 김진성은 NC의 마무리 투수로 마운드 위에 섰다. 그 누구보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 누구보다 간절했다. 하지만 신생팀의 마무리 투수가 주는 어려움과 중압감은 상당했다.
김진성은 지난 8일 문학구장에서 “대만 전지 훈련과 시범 경기에서 결과가 좋아 자신감을 가졌다. 마무리 투수로서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김진성이 다시 마운드에서 공을 잡기 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는 올 시즌 초반 어려움을 겪었지만 또 한 번 이겨냈다. 사진=MK스포츠 DB |
하지만 NC는 개막 후 7연패에 빠지며 잔인한 4월을 보냈다. NC는 4월 한 달간 4승17패1무에 머물렀다. 자연히 마무리 투수가 설 기회가 줄어들었다. 등판 간격이 길어지면서 감각이 떨어졌다. 김진성은 4월26일 두산전에서 4-4이던 9회 양의지에게 만루 홈런을 허용하며 자신감을 완전히 잃어 버렸다.
김진성은 이후 힘든 시간을 보냈다.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다. 대인기피증까지 생겼다. 심리 치료까지 받아야 했다. 평상시 밝은 성격인 김진성은 “대인기피증은 처음 겪어봤다”며 그 당시의 힘든 상황을 전했다.
NC 코칭스태프와 선후배들은 김진성의 잘하고 싶은 마음과 속상함이 크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선수단은 김진성을 감싸 안았다.
지연규 코치는 2군에 내려온 김진성에게 “괜찮다. 원래 1군에 내딛는 첫 발은 다 그런 것이다”며 격려했다. 2군에서 낮게 던지려고 애쓰며 생각을 많이 한 것이 도움이 됐다. 주장 이호준도 김진성의 스트레스를 풀어주기 위해 애썼다.
베테랑 손민한(38)은 존재만으로도 김진성에게 정신적으로 큰 위안을 준다. 김진성은 손민한에게 질문이 많은 선수 중 하나다. 손민한의 행동 하나하나가 교과서다.
김진성은 “손민한 선배님께서는 기술적인 부분 보다는 마음 가짐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해주신다. 마운드에 올라가서는 ‘내공을 쳐봐라’는 마음으로 한가운데에 꽂아 넣으라고 조언해주셨다. 내 공을 믿고 던지라고 조언해주셨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진성은 최일언 NC 투수 코치에 대해 감사함을 전했다. 가장 고마운 사람이다. 김진성을 투수로 만들어준 이가 최일언 코치다. 2011년 트라이아웃을 통해 NC에 입단한 김진성에게 기초부터 차근차근 가르쳤다.
최 코치의 원포인트 레슨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8월초에는 1군에 올라온 김진성에게 포크볼을 던질 시 팔 스윙을 더욱 빠르게 하라고 조언했다. 김진성은 처음에는 왜 바꿔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최일언 코치는 차근차근 이유를 설명했다. 최 코치의 말대로 하자 포크볼의 각이 날카로워졌다. 최 코치가 제안한 골반 운동도 꾸준히 하면서 유연성도 점차 좋아지고 있다.
실전에서 포크볼이 통하기 시작하면서 김진성은 살아났다. 김진성은 지난 8월18일 롯데전 이후 7경기 연속 비자책점 경기를 하고 있다. 김진성은 팀이 이기고 있는 상황에 필승조로 투입돼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김진성은 “시즌 초와 가장 달라진 점은 심리적인 부분이다
NC 선수단의 도움이 김진성을 어려움 속에서 다시 일어서게 했다. 김진성은 자신의 손을 또 한 번 잡아준 NC 선수단에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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