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전성민 기자] 만약 NC 다이노스에 이호준(37)이 없었다면?
NC로서는 상상조차 하기 싫은 가정이다. 그만큼 올 시즌 팀의 주장으로서 4번 타자로서 이호준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이호준은 15일 잠실 LG전에서 0-0이던 9회초 2사 1,2루에서 유원상을 상대로 풀카운트까지 승부를 끌고 간 후 6구째를 통타, 우측 펜스를 직접 때리는 2타점 결승타를 쳐냈다. 이 한 방으로 팀은 승리할 수 있었다.
이호준은 올 시즌 팀이 치른 117경기 중 115경기에 나서 타율 2할8푼4리, 19홈런, 84타점, 53볼넷을 기록 중이다.
김경문 감독은 올 시즌 NC가 4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이유를 말할 때 가장 먼저 이호준을 언급한다. 이호준은 분명 시즌 전 김 감독의 기대를 넘어서는 활약을 해주고 있다.
이호준의 활약은 본인도 놀랄만하다. 시즌 전 목표로 세웠던 80타점을 이미 넘어섰다. 주장이자 야구 선배로서 느끼는 책임감이 이호준의 선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의 팀을 위한 마음은 배트를 지배했다. 머릿속은 팀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있다.
16일 극적인 결승타를 쳐낸 이호준은 경기 후 "어제 만루 찬스를 못 살린 것 때문에 어린 선수들한테 미안했다. 오늘 한 번의 찬스가 올 것이라 생각했다. 헛스윙을 하면서도 슬라이더를 노렸다"고 소감을 전했다.
올해로 프로 20년 차를 맞는 이호준의 노림수는 다른 선수가 따라할 수 없는 것이다. 경험을 통해 쌓은 데이터와 노하우는 이호준만의 경쟁력이다. 이호준은 전성기에 비해 떨어진 몸의 기능을 생각의 힘으로 채우고 있다.
이호준은 "우선 투수의 성향을 보고 내가 칠 구종을 처음부터 선택한다. 이후 내가 노리는 공이 올 때까지 기다린다. 내 생각을 끝까지 믿는다"고 설명했다.
이호준은 올 시즌 타석 당 4.1개의 공을 보고 있다. 이호준보다 공을 많이 본 선수는 리그에 단 3명밖에 없다. 사냥을 잘하는 맹수처럼 이호준은 자신이 노리는 공이 들어올 때까지 기다린다. 이호준은 올 시즌 풀카운트에서 타율 3할5푼5리, 21타점을 기록 중이다. 가장 많은 타점을 올린 카운트다.
원하는 공이 초구에 들어오면 주저하지 않고 배트를 돌린다. 올 시즌 이호준의 초구 타율은 3할7푼9리이며 풀카운트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14타점을 수확했다.
찬스에서는 더욱 강해진다
이호준은 프로야구 스무 번째 시즌을 의미있게 보내고 있다. 더불어 팀을 향한 그의 야구는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생애 첫 골든글러브 수상을 하기에 모자람이 없는 2013 시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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