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전성민 기자] 두산 베어스 노경은(29)은 지난 18일 2년 연속 10승을 거두며 리그를 대표하는 선발 투수로서 굳건히 자리매김했다. 이날 노경은의 승리는 유희관(27)에게도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최근 두 선수 사이에 생긴 징크스 때문이다.
노경은은 18일 잠실구장에서 경기 후 “(유)희관이가 경기 전에 ‘꼭 승리해야 한다’며 응원해줬다. 최근 내가 승리를 하면 다음에 등판하는 희관이도 승을 따내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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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관이 기분 좋은 기운이 담긴 공을 쥐고 마운드에 오른다. 사진=MK스포츠 DB |
노경은과 유희관의 징크스는 최근 4경기 째 계속되고 있다. 두 선수는 뗄래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됐다. 노경은은 8월22일 경기에 등판해 패전 투수, 유희관은 8월25일 구원 등판해 승패를 기록하지 않았다.
이어 8월29일과 9월4일 노경은이 선발승을 거두자 유희관도 9월1일, 9월6일 승리 투수가 됐다. 운도 따라줬다. 6일 경기에서는 구원으로 나와 승을 챙겼다. 지난 12일 노경은이 승패를 기록하지 못하자 다음날 선발 등판한 유희관은 패전 투수가 됐다. 이쯤 되면 유희관으로서도 노경은의 성적이 의식 될 만 하다.
노경은은 “이번에 내가 승리를 거뒀으니 (유)희관도 내일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다”며 환하게 웃었다. 자신의 승리만큼 후배에게 좋은 기운을 불어넣었다는 것에 기뻐했다.
노경은은 올 시즌 27경기에 등판해 10승8패 평균자책점 3.50, 유희관은 9승5패 1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3.32를 기록 중이다. 두 선수가 없는 두산의 선발진은 상상할 수 없다.
노경은과 유희관의 공통점 중 하나는 ‘대기만성형’이라는 것이다. 2003년 입단한 노경은은 지난 시즌, 2009년 입단한 유희관은 올 시즌부터 프로에서 주목 받기 시작했다. 오랜 기간 2군에서 땀을 흘려야 했던 두 선수는 서로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서로를 더욱 응원하는 이유다.
기분 좋은 네 잎 클로버를 손에 쥔 유희관이 노경은의 10승 다음날 자신도 10승 투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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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은이 후배에게 기분 좋은 네 잎 클로버를 선물했다. 사진=MK스포츠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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