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전주) 임성일 기자] 고군분투했던 케빈이다. 악전고투였다. 비가 내리는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자신에게 집중됐던 상대의 견제 속에서 최선을 다했으나 효과는 보지 못했다. 받쳐주는 동료 공격수들의 도움이 있었다면 케빈 효과는 더 컸을 것이다. 그 아쉬움이 결국 아쉬운 결과로 이어졌다.
전북이 2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과의 K리그 클래식 30라운드 경기에서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이 경기를 승리하면 포항을 제치고 선두까지 오를 수 있던 상황이었으나 승점 1점 추가에 그치면서 1점차 2위(53점)에 만족해야했다. 수원은 소기의 성과로 해석할 수 있는 결과다. 다음 라운드부터 전역한 염기훈이 가세하는 수원으로서는 어려운 원정에서 나름 만족할 성과를 거뒀다.
케빈은 고군분투는 결국 빛이 바랬다. 홀로 싸우는 것은 아무래도 위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동국과 이승기의 빈자리가 느껴졌다. 사진= 전북현대 제공 |
최강희 감독의 말처럼, 전북은 수원을 전혀 압도하지 못했다. ‘맞불’보다는 ‘안정’에 초점을 맞췄던 수원의 경기 운영을 전혀 공락하지 못했다. 전반전 ‘전북 7-수원 0’이라는 슈팅 숫자에서 알 수 있듯 표면적으로는 전북이 경기를 주도했으나 시쳇말로 ‘영양가’가 떨어졌다. 눈에 보이는 단조로운 패턴에 그쳤던 까닭이다.
눈에 보이게, 전북 공격의 타깃은 케빈이었다. 물론, 어느 정도 빈도를 높일 필요가 있었던 전술이다. 곽희주라는 파워풀한 센터백이 없는 상황이고, 마침 비까지 내렸으니 케빈의 파워는 큰 무기였다. 하지만 아무리 강한 무기도 불 보듯 뻔하다면 위력은 반감되는 법이다. 케빈이 타깃이라는 것은 수원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아쉬웠던 것은 이동국과 이승기의 빈 자리였다. 케빈의 파트너 이동국도, 케빈의 지원군 이승기도 모두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케빈은 외로운 섬처럼 보였다. 힘 싸움은 전혀 밀리지 않았고, 특유의 제공권도 돋보였다. 하지만, 혼자서는 역부족이었다. 수비를 분산시켜줄 선수 혹은 세컨볼을 따낼 선수가 없었던 케빈은 외로웠다.
경기 전 서정원 수원 감독은 “지난번 만남에서도 케빈에게 워낙 많이 당해서 이번에도 신경을 쓰긴 했는데 잘
최강희 감독에게는 풀어야할 과제로 남게 됐다. 이승기의 복귀는 다가오지만 이동국은 아직 기약할 수 없다. 케빈의 고군분투가 무위로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다른 방안이 필요해보이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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