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더스티 베이커(64) 감독이 신시내티 레즈와 결별했다. 이번 경질로 포스트시즌에 약한 감독이라는 낙인이 더 짙어졌다.
신시내티 구단은 5일(한국시간) 더스티 베이커 감독과 결별한다고 발표했다. 계약 기간을 1년 남겨놓고 내린 결정이니 사실상 경질이나 마찬가지다. 와일드카드 플레이오프에서 피츠버그에게 패한 뒤 3일 뒤에 나온 발표다.
베이커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베테랑 감독이다. 선수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선수기용에 있어 선수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해주는 지도자로 알려져 있다. ‘덕장’치고 ‘맹장’이 드물다지만, 성적도 화려했다. 1993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감독으로 부임한 이후 시카고 컵스, 신시내티를 거치며 20년 동안 3176전 1671승 1504패 승률 0.526을 기록했다. 2008년 신시내티 감독 부임 이후 여섯 시즌 중 절반을 90승을 넘겼고, 이중 세 차례 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신시내티를 디비전시리즈로 이끌지 못한 더스티 베이커 감독이 경질됐다. 사진= 한희재 특파원 |
그러나 이번 경질로 지도자 경력에 오점을 남기고 말았다. 계약을 다 마치지 못하고 팀을 나온 건 신시내티가 처음이다. 운영진의 인내심이 한계에 달한 결과다. 2010년 지구 우승을 차지, 신시내티 지휘봉을 잡고 처음으로 가을야구에 나갔지만, 디비전시리즈에서 필라델피아에게 3경기를 내리 내주며 패했다. 지난 시즌에는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먼저 2승을 거두고 내리 3연패를 당하며 탈락했다.
올해는 추신수가 합류, 팀의 약점이었던 선두타자를 채워줬지만 오히려 이전보다 성적이 더 떨어졌다. 세인트루이스, 피츠버그에 밀리며 와일드카드 결정전으로 밀려났고, 여기서 피츠버그에게 패하며 디비전시리즈조차 밟지 못했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시즌 목표로 내걸었던 이들에게 실망스런 결과다.
신시내티에게는 실망스러운 일이겠지만, 베이커에게는 익숙한 일이다. 그는 이전부터 포스트시즌에 약했다. 1997년, 2000년 샌프란시스코를 이끌고 디비전시리즈에 진출했지만, 각각 플로리다 말린스와 뉴욕 메츠에게 패하며 디비전시리즈에서 탈락했다. 2002년에는 감독 생활 중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갔다. 월드시리즈에서 애너하임 앤젤스를 상대로 3승 2패를 기록하며 우승을 눈앞에 뒀지만, 적지에서 열린 6, 7차전을 내리 패하며 우승을 놓쳤다.
더스티 베이커는 선수들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는 덕장이었다. 그러나 가을야구에서는 유독 작아졌다. 사진= 한희재 특파원 |
불운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팀 분위기를 전환시키지 못한 것은 감독에게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는 게 사실이다. 돌발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며 월드시리즈 진출에 실패한 그는 신시내티에서도 고비를 넘지 못했다. 그 결과는 지금 보는 그대로다.
베이커 감독의 향후 거취는 불분명하다. 자신도 예상하지 못한 경질이었던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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