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오는 1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FA컵 결승 무대에 진출해 있는 포항과 전북이 정규리그에서도 나란히 꼭대기에 이름을 올렸다. 이런 흐름이라면 ‘시즌 더블’을 달성하는 팀이 나오지 말란 법도 없다.
전북이 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과의 홈경기에서 후반 41분 케빈의 짜릿한 헤딩 결승골로 선두 울산을 제압했다. 승점 56점이 된 전북은 55점에 발 묶인 울산을 앞질렀다. 가까스로 승리를 따낸 최강희 감독만큼 흐뭇했을 이가 포항의 황선홍 감독이다. 포항은 전북 덕분에 어부지리 1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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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 결승에 진출해 있는 포항과 전북이 골득실차로 나란히 정규리그 1-2위에 올랐다. 두 팀의 행보는 다른 팀들에게도 관심사다. 내심 응원하는 팀들이 분명 있다. 사진= 스포츠공감 제공 |
부산과 비기면서 포항의 승점도 56점이 됐다. 전북과 같다. 하지만 순위는 포항이 1위이고 전북이 2위다. 50골 33실점으로 골득실이 +17인 포항이 53골 37실점으로 +16을 기록 중인 전북에 ‘골득실 +1’이 앞선다. 실상 의미 없는 선두다. 게다 전북은 32경기를 소화한 포항보다 1경기를 덜 치렀다. 지금은 그냥 박빙이라고 보는 것이 편하다.
중요한 것은 포항과 전북, 전북과 포항이 정규리그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아직은 누군가가 2013년 FA컵과 정규리그를 모두 품는 시나리오를 운운할 단계는 아니다. 그럴 확률이 그러지 않을 확률보다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특별한 관심이 모이는 두 팀의 행보다. 다른 팀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까닭이다. 이유는 ‘ACL 진출권’과 관련 있다.
K리그 클럽에서 주어진 다음 시즌 ACL 진출권은 모두 4장이다. 티켓은 정규리그 1~3위팀 그리고 FA컵 우승팀에게 주어진다. 때문에 포항과 전북이 중요하다. FA컵 우승팀이 정규리그 3위 안에 포함되면 자동적으로 정규리그 4위에게 출전자격이 넘어간다. 이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3위까지와 4위까지는 ‘문’의 크기가 확 달라지는 느낌이다.
상위 스플릿 이후 승점 쌓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연승은 고사하고 1승 건지기가 눈물겨운 수준이다. 앞서 언급했듯 포항은 4무 째다. 승점 3점이 이렇게 큰 점수인줄 예전에는 몰랐을 것이다. 당연히 순위 한 단계 올라서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현재 4위는 FC서울로 승점 51점이다. 3위는 울산으로 55점이다. 각 팀마다 경기수가 차이가 나지만, 승점 4점이라는 것은 엄청난 격차다.
만약 3위가 커트라인이라면, 6위 인천(45점)이나 7위 부산(42점)은 물론 5위 수원(50점)도 버겁다. 하지만 51점의 현재 4위 서울이
지금 상황으로서는 전북과 포항의 행보를 상위권 다른 팀들이 주시할 수밖에 없다. ‘시즌 더블’까지 응원하지는 않겠으나, FA컵 우승팀이 정규리그 우승에 근접하는 성적을 끝까지 유지하길 바라는 팀은 존재한다. 전북 혹은 포항의 행복이 자신들의 행복이 되는 팀이 분명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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