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목동 공포증’은 이제 없다. 벼랑 끝에 몰린 두산 베어스가 홈인 잠실구장으로 옮겨 반전 드라마를 준비한다.
두산은 지난 8, 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원정 1, 2차전에서 이틀 연속 9회말, 연장 10회말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남은 3경기에서 1패만 당해도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다. 홈에서 총력전을 퍼부어야 한다.
지난 9일 오후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두산 베어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2차전, 9회초 무사 2루 두산 정수빈이 희생번트로 1루를 밟고 2루로 전력질주하고 있다. 사진=옥영화 기자 |
1차전에서는 2-2인 2회초 1사 1, 3루 찬스서 스퀴즈 번트가 실패했고, 4회 2사 2루서 정수빈의 과욕이 3루 도루를 실패로 이어졌고, 2-3인 7회초 1사 1루서도 치고 달리기 작전이 실패하면서 더블아웃으로 득점 기회를 날렸다.
2차전에서도 0-0인 7회초 정수빈의 기습번트 이후 상대 선발 밴헤켄의 악송구가 이어져 2루까지 내달렸지만, 우익수 유한준의 정확한 송구에 막혔다. 2-2인 연장 10회초 1사 이후에도 오재원이 유격수 내야안타로 출루한 뒤 악송구 때 2루로 달리다 아웃됐다. 결과론이지만, 이후 연속 볼넷을 얻어낸 것을 감안하면 아쉬운 장면이었다. 2-1로 역전에 성공한 9회초 1사 3루서도 김현수의 1루앞 땅볼 때 무리한 정수빈의 홈 대시가 실패하며 추가점을 뽑는데 실패했다.
목동구장은 잠실구장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작다. 두산이 가장 두려운 것은 넥센의 홈런과 장타였다. 넥센은 정규시즌 125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두산의 95개보다 30개나 많았다. 특히 정규시즌 37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홈런왕 타이틀을 거머쥔 박병호의 존재는 1, 2차전 내내 두산을 괴롭혔다. 게다가 1차전 첫 타석에서 솔로포를 신고하며 두려움은 더 커졌다.
두산 입장에서 잠실은 다르다. 넥센과 시즌 상대 전적에서 7승9패로 뒤졌지만, 잠실에서는 5승3패로 앞섰다. 공포의 대상인 박병호도 목동에서 22개의 홈런을 쏘아올렸지만, 잠실에서는 단 1개의 홈런에 그쳤다. 투수들의 부담이 확실히 줄어들 수 있는 요인이다.
두산의 발야구도 살릴 수 있다. 잠실구장은 외야가 넓다. 공수에서 차이는 엄청나다. 준플레이오프 최고의 타격감을 보이고 있는 정수빈의 빠른 발은 잠실에서 빛을 발할 수 있다. 또 정수빈, 이종욱, 민병헌의 외야 수비는 넥센
1, 2차전 두산은 잦은 실책으로 자멸했다. 과도한 발야구도 그 중 하나다. 그러나 단기전에서 두산의 강점을 포기하는 것은 카드 한 장을 버리고 들어가는 것이나 다름없다. 주눅 들 필요도 없다. 벼랑 끝에 몰린 두산으로서는 안정적인 경기 운영보다 더 공격적인 발야구가 필요하다. 잠실에서는 가능하다.
[min@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