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김원익 기자] 누가 더 못할까를 서로 겨루는 듯 한 경기의 연속이다. 경기 후반 졸전이 최선을 다한 혈전이었던 경기 전체의 의미를 쫓아내는 시리즈다. 말그대로 졸전이 혈전을 구축(驅逐)하고 있다. 후반만 되면 떨어지는 곤두박질치는 경기를 지켜보는 이들을 당황스럽게 만들고 있다.
언뜻 3경기 연속 끝내기가 나온 시리즈의 겉은 흥미진진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답답하기 그지 없을 정도다. 3차전까지 경기 가장 중요한 후반부에 실책, 본헤드플레이, 득점권서 범타가 쏟아졌다.
준플레이오프 내내 이어졌던 후반 경기력 저하는 3차전 준PO 사상 최장 시간 신기록(4시간43분)을 경신하는 동시에 역대 두 번째의 준PO 연장 14이닝 경기로 방점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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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플레이오프 3차전 연장 14회 끝내기 안타를 친 이원석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
연장 11회에도 보기 드문 장면들이 나왔다. 11회 초 무사 1루에서 두산의 투수 윤명준이 1루에 견제구를 던졌다. 하지만 견제구는 1루수 오재원이 잡을 수 없는 1루측 불펜 방향으로 향했다. 긴장 탓에 나온 턱없이 부족했던 송구실책. 주자는 1사 3루가 됐다. 그러자 넥센 측에서 본헤드성 플레이로 화답했다. 장기영은 2스트라이크에서 3구째 높은 공에 갑작스레 배트를 세워 번트모션을 취했지만 볼을 맞추지 못하고 어정쩡한 자세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결국 절호의 기회를
1~3차전 공통적으로 이어져온 흐름이다. 선발 투수들이 호투를 펼치면 이후, 접전의 경기 후반 중압감을 이기지 못한 선수들의 아쉬운 플레이가 쏟아지고 있다. 결국 4차전 역시 부담감을 줄여, ‘누가 실수를 줄이느냐’의 야구 본래 원칙이 중요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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