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26, LA 다저스)이 거의 완벽한 투구를 했다. 볼 배합과 제구력이 좋았고 심리적인 부담감을 이겨냈기에 호투가 가능했다.
류현진은 15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3차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으로 호투, 한국인 최초로 포스트시즌에서 승리 투수가 됐다.
각도 큰 커브가 인상적이었다. 상대도 포스트시즌을 대비해 많은 준비를 했을 것이다. 보통 류현진 하면 직구 다음에 컨트롤 좋은 체인지업이 생각난다. 류현진은 세인트루이스를 상대로 커브를 적절히 던져 상대 타선에 혼란을 줬다. 내용적으로 완벽했다. 영리한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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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회초 1사 1루 다저스 류현진이 세인트루이스 다니엘 데스칼소의 1루 땅볼 수비를 위해 달려가고 있다. 사진(美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 한희재 특파원 |
포스트시즌과 정규시즌의 차이를 류현진은 잘 알고 있었다. 1회부터 100% 전력 투구를 했다. 팀이 2패인 상황. 이닝에 상관없이 매 순간 집중해 점수를 주지 않는 것이 중요했다. 자신이 가진 힘을 모두 쏟아 부었고 좋은 결과를 거뒀다.
전력 투구를 해 체력이 평소보다 떨어졌겠지만 정신력으로 이를 극복해냈다.
사실 이날 경기는 류현진에게 큰 부담이 된 경기였다. 류현진은 지난 7일 디비전시리즈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전에서 3이닝 6피안타 4실점으로 좋지 못했다. 첫 포스트시즌 경기는 험난했다.
이날의 아픔은 류현진에게 큰 경험이 됐다. 뭐든지 처음이 어렵다. 류현진의 각오가 상당히 남달랐을 것이다. 3차전 한 경기가 시리즈 전체 미치는 영향은 어마어마했다.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고의 투구를 해줬다.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 있는 투수는 한, 두 경기 기대에 부응 못할 수는 있지만 꾸준함을 보여준다. 그는 페넌트레이스 14승 투수다.
상대 선발 아담 웨인라이트를 의식하지 않은 점도 좋았다. 투수는 상대 타자, 나 자신과 싸워야 한다. 포스트시즌에서는 에이스급 투수를 항상 상대한다. 내 자신을 컨트롤 하는 것이 첫 번째다. 상대 투수와의 싸움은 아니다.
류현진은 포스트시즌에서 최고의 투구를 보여주며 한 단계 더 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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